매드TV에서 바비 리가 ‘김정일’역을 맡아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방송계 한인파워
코미디언 바비 리
‘매드TV’에 고정 출연
김정일 흉내로 인기
‘한국어 코너’등 마련
한국문화 전도사 역할도
미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한인은 누구일까. 정치계, 경제계 등 각 분야에서 수많은 한인들이 약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TV 노출빈도로 따진다면 이 사람을 따라올 이가 없다. 주인공은 매주 11시 폭스채널의 코미디 쇼인 ‘매드TV’의 바비 리(30).
지난 2001년 ‘매드TV’에 초청 코미디언으로 합류한 후 지난 5년 동안 고정 출연진, 인기스타로 자리를 잡은 바비 리의 성공은 아시아계의 진출이 극히 어려운 주류 코미디계에서 이례적인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이민 1세인 아버지의 옷 가게를 물려받을 줄 알던 샌디에고 출신의 평범한 한인 청년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것은 코미계의 거물인 패랭크 번스에 의해서다. 로컬 커뮤니티 행사에서 ‘부처님 몸매’의 한인 청년의 재치에 매료된 그가 라 홀라 코미디 스토어에 그의 데뷔 기회를 열어준 것.
바비 리는 지난 해 UCLA 공연 당시 가진 한 인터뷰에서 아시안으로서 의외의 성공이 아니냐는 질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원하면 많은 사람들이 성공할 것”이라며 “난 대학을 가지 않고 일찍 이 길을 걷기로 했다”며 할리웃의 폐쇄적인 분위기를 탓하려는 풍조를 경계했다.
매드TV의 유일한 아시아계 코미디언인 만큼 바비 리는 쿵푸 도사, 일본 학생 등 아시아계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를 인기 정상의 역할에 올려놓은 캐릭터는 뭐니 뭐니 해도 ‘김정일’. 핵 실험 등 갖가지 사건으로 미전역에 이름을 떨친 김정일 덕분에 그도 바빠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바비 리는 김정일 역할의 연기에 대해 “사실 김정일이 어떻게 말하는지 잘 모른다. 근데 아버지 흉내를 내니까 그게 미국인들에게 먹히더라”라며 “난 특이한 역할을 하는 것이 즐겁고 김정일 연기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바비 리가 다른 한인 대중문화 연예인들과 달리 보석처럼 빛나는 이유는 끝없는 한국 문화 전도사의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매드TV에서는 이례적으로 한국어로 배우들이 전부 연기하는 코너가 방영되기도 해 화제가 됐었다.
그는 ‘배성’ 등 캐릭터의 한국식 이름 고수, 대우자동차 등 한국산 제품을 만담의 화제로, 아직까지 뜨지 않은 다른 한인 코미디언의 매드TV 출연 주선 등 사례는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잃지 않는 그의 면모를 엿보게 해 준다.
일명 부처님 몸매라며 스스로를 희화화시키며 매주 웃음을 던져주는 바비 리. “작고 약하니까 크면서 어려웠다”는 그는 주류 코미디계에서 살아남은 성공사례일 뿐만 아니라 한인으로서 주류사회에서 활동을 꿈꾸는 수많은 2세들의 모범답안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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