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모임 갈수록 고령화에 고심
감투 씌우기·회비면제·취업알선 등
20~30대 참여유도 각종 당근 동원
연말 송년모임이 본격화되면서 각 동문회마다 고령화 탈피를 위한 ‘젊은 피 수혈’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고참 선배와 새파란 후배들 간의 세대차 극복이란 난제 때문에 노력만큼의 결실을 얻지 못하고 있다.
모 고교동문회의 경우 이미 오래 전부터 송년모임 회비를 일정기수 이하의 후배들에게는 면제시켜 주는 특혜를 제공하며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오히려 참가인원은 줄어들고 있다.
특히 나이가 어린 후배일수록 아버지뻘이 되는 ‘하늘같은’ 선배들과 어울리는 것이 부담스러운 일인데다, 행사 진행 방식도 선배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대해 거리감을 느끼고 있다. 또 동기 또는 후배들의 발길마저 뜸해지는 것도 쉽게 흥미를 잃어버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동문회 송년모임에 불참했다는 김모(38)씨는 “2년 전에 참석해 보니 동기는 물론 가까이 지내던 2~3년 선배들의 모습도 찾기 힘들어 마치 혼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학교를 졸업한지 20년이 됐는데 동문회에 참석해 보면 여전히 막내 대우를 받는 것도 솔직히 달가운 일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처럼 후배들의 참여도가 낮아지자 각 동문회들은 독특한 아이디어를 내놓으며 적극적인 세대차 극복에 나서고 있다. 또 일부 동문회는 아예 연간 프로젝트를 만들어 점진적인 선후배간 유대강화를 진행시키고 있다.
뉴스레터를 제작하고 인터넷 사이트 설치를 통해 동문간의 정보교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은 물론, 젊은 동문의 취업알선도 도와주는 등 물심양면의 노력을 통해 후배들을 감동시키는 전략도 서서히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의 동문회 참여 저조는 ‘흥미부족’이 주 이유로 꼽히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젊은 동문들을 위한 별도모임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젊은 후배 동문들의 참여가 뛰어난 것으로 유명한 중동 동문회는 일찌감치 후배들에게 감투를 씌우는 작전(?)으로 세대차를 극복했다. 동문회에서 가장 활동이 활발한 총무진을 20~30대 동문 위주로 구성한 것이다.
중동의 이성인 회장은 “20~30대 후배 동문의 수가 100여명에 이르고 있다”며 “이 중 20여명이 총무로 동문회에서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UCLA 동문회는 오는 6일 열리는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참석하는 후배 동문들에게 파격적으로 회비를 깎아준다. 2000년도 이후 졸업 동문의 회비는 1인당 20달러로 일반 회비 60달러의 3분의1이다.
UCLA 동문회의 앤디 김 이사는 “50년대부터 올해 졸업자까지 모든 동문이 모일 수 있는 동문회를 만들고 있다”며 “특히 웹사이트를 통해 비즈니스와 취업 등에 필요한 네트웍을 구성 중이다”고 말했다.
타운 내 한 동문회 관계자는 “일부 동문회는 젊은 후배들의 외면으로 자칫 50~60대들만의 모임 또는 노인회로 변질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싸여 있다”며 “세대차를 줄이기 위해 고심하는 동문회들이 의외로 많다”고 전했다.
<백두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