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벌랜더.
샌디에고 파드레스는 저스틴 벌랜더(디트로이트 타이거스)만 보면 속이 쓰리다. 돈 좀 아끼려다 시속 100마일짜리 ‘광속구’를 마구 뿜어대는 ‘황금 팔’을 놓쳤기 때문이다.
파드레스는 지난 주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1승3패로 패해 탈락했다. 스타터의 역할을 제대로 해준 투수가 크리스 영 하나밖에 없었던 영향이 컸다. 그런데 타이거스의 루키 우완 선발 투수 벌랜더는 생애 처음으로 선 플레이오프 무대서 뉴욕 양키스와 오클랜드 A’s 타선을 차례로 눕히며 이름을 날리고 있다.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격이다.
파드레스는 지난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종합 1번 지명권을 쥐고 있었다. 올드 도미니언 대학 출신인 벌랜더를 뽑을 수 있었다. 그러나 보다 적은 돈에 계약할 수 있다는 이유로 샌디에고 미션베이 하이스쿨 숏스탑 맷 부시를 선택했다.
부시에 이어 타이거스가 2순위에서 뽑은 벌랜더는 2년만에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후보로 성장, 타이거스를 월드시리즈까지 끌어올리기 직전이다. 반면 부시는 파드레스와 계약하자마자 나이트클럽에서 싸워 체포되더니 아직도 마이너리그의 가장 밑바닥 레벨에서 헤매고 있다. 타격도 수비도 영 아니어서 포지션을 투수로 바꿔줘야 하나 고민중인 딱한 신세다.
파드레스는 그 당시에 고려했던 다른 선수들도 잘 나가고 있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10년 동안은 배가 아플 것으로 보인다. LA 에인절스가 뽑은 롱비치 스테이트 출신 투수 제러드 위버는 올해 11승2패를 기록했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간 플로리다 스테이트 출신 숏스탑 스티븐 드루는 올해 타율 .316를 휘둘렀다.
파드레스의 수석 스카웃 빌 게이튼은 벌랜더에 대해 “가능성이 보였지만 이렇게 성장이 빠를 줄은 몰랐다. 엄청나게 빠른 공을 던졌지만 컨트롤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LA 다저스도 한때 빌리 빈이란 칼스테이트 노스릿지 출신 강속구 투수를 뽑았지만 끝내 컨트롤을 찾지 못해 낭패한 적이 있다.
하지만 레이다건에 세 자리 숫자가 찍혀 나오는 팔이 자주 나오는 게 아니다. 벌랜더는 11일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최고 103마일까지 나왔다.
여하튼 벌랜더는 컨트롤이 문제였던 반면 위버와 드루는 에이전트가 ‘벼랑 끝 전술의 귀재’인 스캇 보라스여서 안 뽑았는데 이래저래 파드레스는 후회가 막심하게 됐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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