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수 감독상을 받을 사람이 어쩌다 이리 초라한 신세가 됐을까.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 후보 0순위인 조 저랄디(42)가 예상대로 플로리다 말린스의 사령탑에서 밀려났다.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돈주머니를 쥐고 있는 사람의 마음에 안 들면 그만이다.
말린스의 제프리 로리아 구단주는 3일 계약기간이 3년이나 남은 저랄디 감독을 단칼에 날려버리고 5시간만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3루 코치였던 프레디 곤잘레스(42)를 새 감독으로 임명했다.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연봉부담이 낮은 싸구려 구단을 운영하는 사람이 150만달러나 삼켜가면서 저랄디는 끝내 쫓아냈다.
둘 간의 불화는 약 2개월 전 경기 내내 관중석에서 소리를 지르며 주심을 비난하던 로리아 구단주를 보다 못해 저랄리 감독이 나서 제발 그만할 것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둘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저랄디는 한 마디로 ‘괘씸죄’로 잘렸다.
그러나 말린스의 래리 베인페스트 단장은 이에 대해 “저랄리 감독은 구단주와의 불화 때문만 아니라 구단 사람들과 전체적으로 잘 어울리지 못하는 스타일이라 해고됐다”고 설명했다.
성적은 좋았다. 루키 감독이었던 저랄디는 지난 오프시즌 연봉이 좀 많아진 선수들은 거의 다 내다 팔아 올해 100패나 안 당하면 다행이라는 팀을 가지고 정규시즌 폐막 1주일 전까지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다퉜다. 올해 팀 전체 연봉이 메이저리그 전체 최소 1,500만달러였던 팀을 78승84패 전적으로 이끌었는데 실력만 가지고는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끝에 가서 누가 웃을 지는 두고 봐야 안다. 저랄리를 불쌍하게 여길 필요도 없다. 그는 이미 시카고 컵스에서 원하는 등 직장이 궁한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랄리가 다른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말린스는 바닥을 헤매는 시나리오가 올 지 그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이규태 기자>
조 저랄디는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으로 뽑힐 가능성이 높은데도 플로리다 말린스 사령탑에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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