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의 모습.
‘코리안 특급’ 박찬호(33·샌디에고 파드레스)가 꿈의 무대에 섰다. 12년 메이저리그 커리어만에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아슬아슬하게 파드레스의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박찬호는 당장 나가 브루스 보치 감독의 판단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3일 샌디에고 펫코팍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5전3선승제) 1차전에서 1-5로 뒤진 8회초에 등판, 마지막 2이닝을 1안타로 깔끔하게 막았다.
파드레스가 이날 1-5 패배에서 유일하게 건진 것은 박찬호의 호투다. 불펜이 그만큼 두터워 게 유일한 플러스 요인이다.
박찬호는 장 출혈로 수술을 받는 바람에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제외될 위기에 몰렸었다. 100%에 가까운 컨디션으로 돌아온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단 한 번밖에 없었는데 그 때 부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한국대표팀의 클로저로 활약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 피칭스탭을 11명으로 운영하길 바란 보치 감독은 마지막 2명을 놓고 끝까지 고민했는데 시즌 초반에나 잘 했던 새내기 스캇 캐시디나 브라이언 스위니 보다는 당연히 박찬호가 낫다. 스캇 윌리엄슨도 부상 이후 컨디션이 100%가 아니기는 마찬가지였고 잔 애드킨스는 최근 LA 다저스전에서 4연속 홈런을 맞고 무너졌을 때 첫 2개를 허용한 장본인이라 탈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파드레스는 메이저리그 역대 세이브 랭킹 1위인 트레버 호프만이 체인지업 투수라 특히 월드시리즈에서는 전혀 안 통한다는 문제가 있어 보치 감독이 박찬호가 WBC에서 보여준 모습에 대한 미련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마이크 탐슨 대신 박찬호가 엔트리에 들었다.
박찬호는 LA 다저스 소속이던 지난 1996년 디비전 시리즈 엔트리에 들었지만 다저스가 3전 전패로 무너져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고 지난해에는 파드레스 디비전 시리즈 엔트리에서 아예 빠졌다.
박찬호는 이날 첫 타자 스캇 롤렌을 몸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그러나 다음 타자 후안 엔카나시온을 1루 내야 플라이로 잡은 뒤 로니 벨리아드를 3루수→2루수→1루수로 연결되는 병살타로 유도해 이닝을 마쳤다.
9회에는 야디어 몰리나를 2루 땅볼로 잡은 뒤 애런 마일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데이빗 엑스타인이 유격수쪽 땅볼로 아웃되면서 마일스가 2루 베이스를 오버런, 또 더블플레이로 이닝을 마쳤다.
<이규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