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에 같은 노인 아파트에 사는 한 권사가 몹시 아팠다. 이웃의 도움으로 병원에 실려갔는데 다행히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주치의가 보낸 가정의료 간호사가 따라와서 주사도 놓아주며 돌봐 주었다. 여기까지는 고마웠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5일 동안 치료받은 청구액이 우리들을 놀라게 하였다. 무려 3,000여달러였다. 그런데 그뿐이 아니었다.
이 청구액의 고지서가 무려 3회를 연속적으로 나오는 것이었다. 이 할머니는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그는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나에게 물어보기에 소셜워커 사무실에 가서 물어보자고 했다. 가기로 약속한 날 그 집에 갔더니 큰 과일상자가 배달돼 있었다. 바로 문제의 병원에서 보내준 복숭아 상자였다.
며칠 전 우리가 “고발해야겠어” 하던 말을 그 병원과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 듣고 연락을 한 것이었다. 그 복숭아 상자야말로 뇌물성의 선물이었다.
나는 “권사님, 이것 받으시면 안 돼요. 그러시면 내가 고발할 거예요”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 권사는 “누가 그러는데 고발하면 그 병원이 문을 닫게 된데요. 왜 남에게 못할 짓을 하느냐고 하더군요”
사실은 무료 법률상담도 해보려 했는데 문제의 복숭아 상자가 온 다음 마음이 약해져서 고발하러 안가겠다는 것이었다. 불법인 줄 알면서도 그들이 문을 닫을까 봐 고발을 못하는 우리 노인들이 과연 어진 것일까.
나도 한번 어느 물리치료병원에서 종합진찰을 받은 일이 있다. 그리고 우유도 타먹었다. 그런데 종합진찰을 받은 지 한 달이 지날까 말까 한데 또 진찰을 하는 것이었다. 나는 깜짝 놀라서 “아니 내가 종합진찰 받은 지가 얼마나 된다고 또 해요. 과다 청구하면 고발할 거요” 했더니 다른 날은 집에서 병원까지 차로 데려가고 데려다 주더니 그 날은 내버려둬서 집 찾아오느라 애를 먹은 일이 있다.
세금 내는 자식들 덕에 한 일 없이 꼬박꼬박 웰페어 타서 잘 살면서 그들의 과다청구에 제동을 거는 것이 과연 남 못할 일일까?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기독교 교인이라면 불의에 동참한 죄가 얼마나 무서운 죄인지를 알고 살아갔으면 한다.
왕정옥/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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