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고에서 두번째 열리는 한인 축제행사에 자매도시인 전주의 문화예술단이 왔다. 전주의 명물 한지공예를 알린다는 소식에 동포로서 무척 가슴이 설레었다.
지난 8일 저녁 라호야 하이야트 호텔에서 선보인 한지 패션쇼는 정말 훌륭했다. 빈약한 예산으로 무대엔 조명도 없었지만 전주예술단은 우리의 예술적 솜씨와 재능을 마음껏 발휘했다. “Beautiful, unique, elegant, amazing…”내가 모시고 간 외국인들은 그렇게 칭찬했다.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한국의 전통 종이인 한지로 만든 아름답고 환상적인 의상들이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복도의 벽에는 수암 김종대 선생의 한글과 한문 서예작품들이 선을 보여 분위기를 자아냈다.
고구려 소수림왕 때 불교전래와 함께 우리 나라에 들어온 한지는 우리 문화와 역사에 눈부신 기여를 했었다. 과학의 발달과 서양지의 소개로 한때 사양길에 이르렀지만 근래에는 다시 한지 전통문화가 활발하게 연구 중이며 붐이 일고 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전주시는 1만달러의 후원금으로 지원했다. 이렇게 준비한 아름다운 행사들을 지난해와 달리 동포들이 많이 참여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다. 몇달전까지 한인회장 선거문제로 시끄럽고 쪼개진 동포사회의 분위기 탓이었을까. 이런 자랑스러운 행사로 화합이라는 신바람을 일으키지 못하고 한인사회는 여전히 우울한 분위기인 듯했다.
장터 전주의 부스에서는 천연 염색을 직접 보여주며 스카프도 팔았다. 아이들은 한지로 공예품을 만드는 체험도 했다. 전주의 문화사절단이 장터에서 만든 수익금은 행사를 위해 수고하는 자원봉사 대학생들에게 전달되었다. 전북도립국악원에서 온 양순주 교수와 사물놀이 팀의 우리가락 지신밟기로 흥겨운 축제는 막을 내렸다.
나는 방문한 예술단의 민박을 후원했다. 처음엔 서로 낯선 만남이었지만 행사를 마치고 헤어지는 날은 모두들 따뜻한 마음으로 고마움을 전하며 아쉬워했다. 모두가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한마음으로 피곤하지만 함께 한 아름다운 시간들이었다.
최미자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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