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 몇 사람이 점심을 먹으러 노던에 있는 한식당에 들어섰다. 아직 일러서인지 손님은 몇 테이블 밖에 없었고 도어는 활짝 열려있었다. 점심을 잘 먹을 셈으로 해물전골로 시작해서 여러가지를 주문했다. 아주 찌는 날씨가 아닌데도 식당 안은 환기도 안되고 무덥기만 하다. 땀이 슬슬 나기 시작 한다.
참다못해 종업원을 불러 너무 더운데 문을 닫고 에어컨 좀 틀어주면 좋겠다고 웃으면서 부탁했다. 알았다고 하고 가더니 잠시 후, 매니저인 듯한 사람이 다가와서 말한다. “손님들, 더우시면 주문 취소하시고 대신 시원한 걸로 바꾸어 드릴까요? 냉면으로 드실래요?” 한다.
기가 막혀서 무엇이라고 말을 못하겠다. 이건, 더우면 나가든가, 냉면같은 걸 먹으면 될 것이지 왜 말이 많으냐는 것처럼 들렸다. 불쾌하지만 참고 그냥 주문한대로 달라고 하고 얼굴을 돌렸다.
비싼 전기료 아끼려는 의도는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이왕 영업을 하려면 이것은 아니다 싶었다.
수년 전에 ‘아루바’로 휴가 갔을 때였다. 호텔이고 시내고 식당에 갈 때마다 ‘으아’ 하면서 놀란 일이 있었다. 주인이건 종업원이건 아주 친절하게 손님들에게 서브해 주는 것이 그렇게 기분 좋고 편안했다. 맨하탄에 이렇다 하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받아보았던 노련한 프로(?)들의 서비스에 못지않았다. ‘손님은 왕’이라는 정신을 가졌는지는 모르겠다. 너무 의아해서 식당 매니저에게 물어보았다. 아루바에는 더치 본국에서 세운 식당종업원 훈련소가 있어 수련과정을 마쳐야만 현지 식당에 취직을 할 수 있고, 또 이 훈련된 인력을 외국에 수출도 한다는 것이다. 어쩐지 숙달된 전문인들이었다.
우리의 현실은 다르지만 우리 역시 주어진 여건만으로도 지금보다 더 낫게 살아갈 방법은 많다고 생각한다. 한류 열풍을 타고 우리 한국식당을 찾아왔던 외국인들 모두의 입에서 음식도 물론 맛있고 모든 것이 원더풀했다는 찬사가 항상 나오면 좋겠다.
물론 손님들도 한 발 물러서서 생각해야 한다. 돈 주고 먹어주니까, 또 팁 줄텐데 어때 하면서, 왕도 아니면서 왕같이 행동하지는 않는지? 손님들의 매너도 많이 반성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호기선
뉴욕하버그룹
수석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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