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최근에 2001년 9.11테러 공격 때 국방부 청사에 제트 여객기가 충돌하는 장면이 찍힌 보안 카메라 영상을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이는 ‘사법 감시(Judicial Watch)’라는 공익단체가 정보공개법을 근거로 공개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단체는 당시 테러리스트들이 여객기를 공중납치, 국방부 청사를 공격한 게 아니라 미 정부가 전쟁명분을 만들기 위해 미사일로 ‘자해’한 것이라는 등의 ‘음모론’과 유언비어가 돌고 있는 데 따라 이 비디오의 공개를 요구했다고 USA 투데이가 보도했다.
이와 같이 역사적으로 커다란 사건 뒤에는 표면에 드러난 것과는 전혀 달리, 특정한 집단의 치밀한 공작이 개입된 것으로 보는 시각을 ‘음모론’이라고 한다. 20세기에 가장 큰 음모론의 대상은 ‘시온 의정서’다. 이 문서는 유대인이 세계를 지배하기 위한 계획서로 19세기 말 유대인 장로회의에서 작성됐다고 한다. 히틀러가 유대인을 학살한 이유는 이 문서를 진짜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누군가가 자신들을 핍박하기 위해서 만든 위조문서라고 주장한다. 그 반대이론도 만만치 않다. 프리메이슨이라는 비밀결사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그 뿌리는 미국 독립혁명, 프랑스 대혁명의 주도 세력이 됐으며 오늘날 로마클럽 등 국제기구도 그 영향 하에 있고 각국의 정치지도자 선출에도 개입하는 등 ‘세계 단일정부’를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의 근거가 바로 ‘시온 의정서’다.
역사는 모든 것을 설명해 주지 않는다. 이해하기 힘든 일이 발생하면 그 충격의 반작용으로 사실과 진실의 차이를 규명하려는 음모론이 등장하는데 이러한 현상이 현대의 한 단면이다. 이 음모론을 축으로 하고 고고학적 상징의 편린들을 추리소설식으로 구성해서 쓴 소설이 미증유의 베스트셀러가 된 ‘다빈치코드’다.
그러나 인류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종교를 ‘음모와 기만’의 산물로 보는 것은 그 설정자체가 무리이다. 오히려 소설 ‘다빈치코드’가 기독교의 근본위상을 흔들어 보려는 반기독교 집단과 상업주의 음모의 결과로 고대 신비문헌들을 조합, ‘픽션’이란 명분아래 진실에 반하는 주장을 하고 있다.
세기의 음모론인 ‘시온 의정서’는 오늘날 진정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위문서로 전락했지만 이상하게도 지난 한 세기동안 역사가 그 문서가 제시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과연 누군가가 거대한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일까.
정재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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