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소일 삼아 시작한 무료전화통역 자원봉사가 어언 6개월이 되었다. 그간 1주일에 하루씩 자원 봉사하면서 느낀 점을 같이 나누고자 한다.
처음 시작할 때는 주로 빈곤층의 노인이나 신참 이민자들이 많이 이용할 것으로 기대하였으나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과반수가 30대 혹은 40대의 젊은 사람들로 미국 온지가 10년이 넘는 분들도 통역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것을 보고 한인들의 생활영어가 평소 생각했던 수준이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이유는 남가주 한인사회가 근래에 와서 크게 발전하면서 영어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도 일상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한인 숫자가 비교적 소수였던 80년대 이전에 온 사람들은 영어만 있는 생활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하여 비교적 빨리 생활영어를 구사하게 되었고 그 결과 이제는 생활이 비교적 안정된 것을 보게 된다.
현실적으로 한인 상대의 업무에 종사하다보면 당장 영어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으나 우리가 미국에서 살고 있는 한 이는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선 당장 자녀의 학교 선생과의 만남이나 부모님의 병원 출입, 교통사고 등에도 중간에 통역을 넣어야 하는데 무료 자원 봉사자들이 항상 대기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통역이 있다 하더라도 나의 뜻과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기 힘들다.
통역자의 수요공급을 조사하는 웹사이트에서도 조사대상 197개의 언어중 한국어가 덴마크어와 함께 최근 1년간 가장 많은 통역 수요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참으로 부끄러우면서 미국 생활의 각종 혜택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라 생각한다.
주위에 눈을 돌리면 많은 영어공부 기회가 있다. 우리 모두 공부하는 한인이 되어 떳떳한 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행복한 미국 생활을 즐길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백태흠/ 세리토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