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암 퇴치기금 마련을 위한 ‘레블론 달리기 걷기’ 행사가 어머니날 전날인 지난 13일 LA 메모리얼 콜러시엄에서 열렸다.
봉사자 2,000명, 대회 참석자 6만여명, 그리고 ‘질서’까지 합친 정말 미국만이 가질 수 있는 5월의 자랑스러운 행사였다. 5km를 걷고, 달린 이 자선모금 행사는 서로를 위로하는 마당이다.
유모차를 타고 엄마와 함께 한 아기들, 엄마를 암으로 잃고 할머니의 손에 이끌려나온 어린이들, 손녀를 등에 업고 또 손자를 목마하고 먼저 떠난 딸을 기리며 묵묵히 걷는 할아버지,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을 잃고 모자를 푹 눌러쓴 여인들도 있다.
6만이 걷는 코스옆의 성당에선 종을 울리고 신부·수녀들은 길가에 마중 나와 있다. 걷던 무리들은 길을 멈추고 성전 안으로 들어가 암으로 고생하는 사람들과 세상 떠난 영혼을 위해 하나님의 은총을 빈다. 그리고 그들은 암으로 희생당한 부모, 형제, 친구들의 이름을 등에 엎고 걸었다. ‘어머니, 이모, 언니를 추모하며’‘모니카, 줄리아를 격려하며’등. 6만여 참가자들은 바로 엄숙한 순례자들이며, 5월의 천사들이다.
참가자들은 우선 암 퇴치기금 25달러를 보탠다. 얼마나 보람있는 일인가. 그리고 5km를 걷고 달리다 보면 건강에 좋고 이웃과 더불어 사는 시민의식을 배우며, 완주했다는 자부심, 그리고 추억을 얻는다. 미국에는 이런 행사들이 일년 내내 전국에서 열린다. 특히 걸음마 배우는 아기들에게 번호표 ‘1’을 달아주고 풀밭을 달리게 하는 자선모금 행사도 있다.
이렇게 미국은 어릴적부터 시민의식을 훈련시킨다. 완주자들을 환영하는 가족들의 열광하는 박수. 그리고 완주자에게 걸어주는 금메달. 어느 마라톤 대회의 메달보다 크고 빛난다. 6만의 빛나는 금메달들이 5월의 하늘을 번쩍인다. 나는 조용히 하나님께 빌었다. 이 땅의 나의 손녀 손자들을 위하여.
“세상과 더불어 사는 건강한 시민으로 키워 주소서”
차호원
한미가정연
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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