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공헌하는 비결
지난 4월 말에 저희 감리 교회 목회자와 평신도들이 1년에 한 번 모이는 전국 연합회가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에서 열렸습니다. 감리 교회의 부흥과 성장을 위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회의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녁 시간이 2시간이었기 때문에 그 시간을 이용해서 목회자들이 서로 사귀고 개인적인 친교를 쌓을 수 있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30대 초반의 목사님들은 하루 종일 회의만 하니까 몸이 근질근질하다고 하면서 그 시간을 이용해서 족구라는 운동을 하였습니다. 동부와 서부가 나누어서 시합을 하는데 사람이 모자라다고 저보고도 와서 뛰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동부에서도 40대 후반의 목사님이 한 분 들어가고 서부에서 저도 40대 후반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공이 제게로 올 때 제가 한 번 차보니까 대개 너무 세게 차서 밖으로 나가거나 너무 약하게 차서 우리 진영에 떨어져서 제가 발만 대면 우리 팀이 실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상대팀이 벌써 우리 진영에서 제가 구멍인 줄 알고 제게 집중적으로 공을 보냅니다. 몇 번의 실수 후에 얼른 저 자신의 위치를 깨닫고, 저는 그 다음부터 공만 오면 피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팀은 사실상 선수가 한 명 부족한 가운데 뛰는 것처럼 되었는데도 그 때부터는 점수가 올라가고 시합이 잘 되었습니다.
그런데 동부의 40대 후반 목사님은 그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도 왕년에는…!”하는 기분에 자꾸 발을 댑니다. 그리고 실수를 하십니다. 우리 팀은 그 목사님이 구멍이라고 자꾸 그리로 차는데, 본인이 한 번 멋지게 공격해 보고 싶어서 과욕을 부리면서 자꾸 실점을 하십니다. 우리 팀은 선수 한 명이 부족한 상태에 그쳤지만, 그쪽 팀에는 우리 선수 한 명을 심어 놓은 것 같았습니다. 결과는 우리 팀의 대승리였습니다. 우리 팀 승리의 주역은 저라고 모두들 좋아했습니다. 우리 팀 선수들에게 존중히 여김을 받고, 선배 대접도 받고, 팀의 승리도 만끽했습니다. 저쪽 팀을 보니, “충분히 이길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으로 선배 목사님이 미안해 하시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실력이 없어도 존경받고 팀에 공헌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내 자리를 잘 알고 전체를 생각하면 됩니다. 조용히 공헌하는 비결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우리 가정에서, 교회에서, 그리고 지역 사회에서 조용히 공헌하는 가운데 존경받고 대접받는 삶을 우리 모두가 살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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