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2005년은 너무도 힘든 해였다. 15년동안 쌓아올린 운동화 가게를 재로 만들고 11월에는 유방암 수술을 받았다. 옥스나드에서 한 가게의 부주의로 화재보험도 없는 30개 업소가 불타는 광경을 처절하게 이틀동안 바라만 보고 있어야 했다.
나는 무릎을 끓었다. “하나님, 제에게 욥의 신앙을 주셔야 되겠습니다”
욥이 그 어려운 시험을 당할 때에 하나님 앞에 겸손히 기도하며 조용히 찬미했듯이 저도 시험을 이겨낼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소식을 듣고 찾아와 “이상하게 생각말고 사랑으로 받아 달라”며 금일봉을 전해준 분, 조금 있는 외상값은 생각지 말라며 여행이라도 다녀오라던 분 등 많은 분들이 위로를 하고 도움을 주었다.
부자라기보다는 삶을 아름답게 잘 사는 분들이었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힘을 얻고 열심히 살겠다는 각오를 했다. 11월 중순 암이라는 판정을 받자 두 아들과 며느리는 “어머니가 일만 하시다 병들었다”고 울부짖었다. 나는 “엄마는 쓰러지지 않는다. 너희들은 주어진 일에 충실하며 아름다운 삶을 살라”고 당부했다.
하루는 수술한 의사가 ‘좋은 소식’이라며 암이 전혀 전이되지 않았다고 전해 주었다. 온 가족이 기뻐했다. 병원에 있을 때 매일 찾아와 노래와 춤으로 할머니를 기쁘게 해준 손자손녀는 나에게 소중한 보배들이다.
화재로 닫은 가게를 다시 열었다. 옆 가게 스포츠웨어 파는 여주인은 내가 암치료 받으면서 일하는 게 대단하다며 “추우냐? 무얼 먹겠느냐?” 수시로 챙긴다. 자기 가게 옷을 그날그날 날씨에 따라 입혀주고 음식도 만들어다 주며 자상하게 잘해 준다.
참으로 감사하다. 나는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인가. 여러분, 여러분의 사랑이 헛되지 않게 열심히 살아서 나도 나누는 삶을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사숙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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