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에 머리를 깎으러 갔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지난번에 나의 딸과 같이 갔었던 미용실인데 그때도 무언가 불쾌해 다시는 가지 말아야지 결심을 했었다. 그러나 일요일에 영업하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아 할 수 없이 다시 갔다.
우리 딸은 혼혈아이다. 딸애의 말로는 그 미용실에서 머리 염색을 하려고 앉아있는데 자기의 머리채를 휘어잡던 미용실 원장의 손길이 심상치가 않았다고 했었다.
그런데 이번엔 아예 손님들 앞에서 큰소리로 풋볼 선수 하인스 워드의 엄마를 비아냥대는 것이었다. 국제 결혼한 여자라는 비속한 표현을 쓰며 킬킬대는 것이다. 그 원장은 내가 국제 결혼한 사람이란 것을 내 딸을 통해 알면서도 그런 비속어를 내 앞에서 서슴없이 썼다. 다행히 미용실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그의 말에 동의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아직도 그 미용사는 국제 결혼한 여성들을 윤락녀 취급하며 아무렇게나 대해도 불평할 권리가 없는 사람 정도로 여기는 것 같았다.
그런 배타적인 생각으로 어떻게 남의 나라에 와서 사는지 모르겠다.
머리를 자르려고 모처럼 한인타운 미용실에 갔다가 돈은 돈대로 쓰고 기분은 기분대로 상했다.
원경옥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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