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하루는 선택으로 이루어진다. 순간의 선택들이 이어져 하루를 만든다. 내가 매일 마주하는 사람들, 그들과의 대화, 그 속에서 내가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해 나가는 선택들이 내 하루의 순간들을 만들어 간다.
아침에 내가 만난 사람과 나눈 이야기가 저녁까지 마음속에 머물러 있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생각으로 발전하여 어느 순간 내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자기 아이의 우수함을 자랑하는 엄마를 만난 날, 나는 내 아이의 실력을 평가해 보게 되고, 더 우수한 실력을 갖추기 위해 아이에게 잔소리하고, 더 바쁘게 움직이도록 만들며, 잠을 설치며 더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뒤진다.
그렇게 되면 내 하루의 상당 부분은 그 대화로부터 영향받는 것이고, 더 나아가 내 아이의 하루까지 영향 주게 된다. 그 때, 바로 ‘선택’이라는 무기가 우리에겐 존재한다. 다른 아이의 우수함은 그 아이의 특성으로 간주하고, 내 아이는 내 아이다운 방법으로 교육시키겠다는 ‘선택’을 하게 된다면, 내 하루는 다른 모습으로 흘러갈 것이다.
하루의 시간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내가 가진 과거의 기억들이, 내 과거의 선택들이 나의 오늘을 만들었다면, 나의 오늘이란 하루는 나의 미래를 만든다.
나의 기억이란 개인만의 것이고, 어느 누구도 가져갈 수 없는 시간들이라면, 내 앞에 놓인 ‘하루’라는 시간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가 오늘 하루, 만들어가는 선택 역시 그렇다.
영어라는 외국어를 생활 속에서 쓰는 시간이 많은 나의 하루는 영어 때문에 벌어지는 부끄러움과 후회들이 종종 생겨나곤 한다. “그 미국 친구와 얘기할 때, 이런 단어를 썼어야 하는 건데”하는 후회, 영어를 쓰는 경우가 많아지는 어린 딸아이의 말을 종종 알아듣지 못해 되묻게 될 때 드는 쑥스러움. 그런 순간들을 마주하는 나로서는 자신감을 잃거나 속상한 마음으로 하루의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언제든지 있다.
하지만 이 때 내 하루를 바꿀 수 있는 건 ‘긍정적인 사고’라는 나의 선택, 나의 비장의 무기다. 짧은 시간이라도 영어 공부에 투자해서 내 영어 실력을 늘리는 자극제로 삼아야겠다는 생각, 영어로 이야기하는 아이에게 그때마다 한국말로 이야기하도록 해서 한국말 표현 하나라도 더 알려주는 기회로 삼아야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내 하루의 선택이 될 것이다.
지치고 고달픈 나의 하루가 미래를 위한 보람있는 준비의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분명히 나의 오늘과 내일을 바꿀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인생살이의 핵심이요, 부모 되기의 핵심이 아닐까?
김현주
전 TV 구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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