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휴대폰에 메시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아, 여보세요? 목사님이세요? 아, 목사님이 전화를 24시간 열어 놓고 받아야지 이렇게 꺼 놓으면 어떻게 해요! 급한 사람들이 연락할 수 있게 항상 열어 놓아야 되는거 아닙니까!” 그리고는 끊어졌습니다.
정말 죄송한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얼마나 급한 일이면 이렇게 신경질을 내고 전화를 끊으셨을까! 당신의 이름과 연락처도 남기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최근 전화 온 번호를 눌러서 회신을 하였지만 받는 분이 없었습니다. 마음 속으로 정말 급한 일인데 제가 응답하지 못해서 무슨 불이익을 당하시지는 않았나 걱정이 되었습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제가 그 날 예배를 네 군데서 인도하였습니다. 그런데 예배를 인도할 때에 휴대폰 전화 소리가 항상 귀에 거슬리기 때문에 예배 인도하러 갈 때는 아예 꺼 놓습니다. 교회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 집 심방을 가서 예배를 드릴 때에도 꺼 놓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렇게 본의 아니게 사람들의 마음을 답답하게 만드는 일이 생깁니다.
또 상담을 할 때에도 상담을 받는 분들은 제가 전화 소리에 신경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상담을 할 때도 휴대폰을 꺼 놓습니다. 회의를 주재하거나 참석하여 다른 분들의 발언을 들을 때도 예의상 휴대폰을 꺼 놓습니다. 그러다 보니 휴대폰이 꺼져 있는 시간이 켜져 있는 시간보다 더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낸 것이 메시지가 들어오면 바로 바로 연락드리는 것입니다. 예배 사이 사이, 회의 사이 사이, 그리고 심방 사이 사이, 꼭 메시지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저의 교회 사무실에서 사무보시는 집사님은 바로 바로 급한 일을 제가 알려 주십니다. 그리고 집 전화도 급한 분들은 밤낯없이 전화를 주십니다.
장시간 이야기할 내용이 있는 분들은 이메일도 많이 사용하십니다. 주로 교회 회의나 사무적인 처리는 요즈음은 이메일로 거의 다 처리합니다. 만나자니 서로 바쁘고, 전화는 메시지로 통화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럴 바에야 이메일로 하면 서로 편한 시간에 열어 보고 연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그 분의 급한 목소리를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 금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 분은 무슨 일인지 몰라도 잘 해결되셨을까? 그래서 다시 연락이 없으시겠지! 혼자 그렇게 위로하면서 그 분이 직면했던 그 어려운 문제가 다 해결되기를 위해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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