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1번 DNA 지문 일치하죠? 묻자 박종혁 네
황우석 교수가 2004년 논문에 실린 1번 줄기세포의 DNA 지문이 논문과 일치한다는 박종혁 연구원의 발언이 담긴 녹취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라 황 교수의 ‘줄기세포 바꿔치기’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BS는 13일 오후 8시 뉴스를 통해 황우석 교수로부터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녹음한 디지털녹음기를 넘겨받았다면서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SBS는 지난해 12월 26일 2005년 논문이 가짜라는 서울대 조사위의 발표에 다급해진 황우석 교수가 미국에 있는 박종혁 연구원에게 국제전화를 걸었다면서 박 연구원은 2004년 1번 줄기세포의 실체를 확인하는 DNA 지문 분석을 직접 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SBS가 공개한 황 교수와 박 연구원 사이의 전화통화 녹취록이다.
황우석: 누가 맡긴 겁니까? 2004년도 검사는?
박종혁: 제가 맡겼습니다.
황우석: 박 박사가 맡겼어요? DNA도 박 박사가 뽑은거죠?
박종혁: 제가 뽑은 것 같고요.
황우석: 줄기세포 1번 DNA지문이 기존 논문하고 정확하게 일치하죠?
박종혁: 일치합니다. 제가 이메일로 받은 바로는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녹취를 공개한 SBS는 논문 제출 이후에도 두 차례나 더 1번 줄기세포를 검증한 박 연구원은 1번 줄기세포가 논문과 다르다는 말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박 연구원은 서울대 조사에서 논문에 나온 줄기세포와 체세포의 DNA가 다르게 나온 결과에 대해 자신도 모르겠다는 답변만 반복했다고 보도했다.
이 녹취록이 공개됨에 따라 황 교수가 1번 줄기세포의 DNA지문이 논문 상의 DNA지문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몰랐고, 박 연구원이 ‘DNA 불일치’ 사실을 알면서도 사실과 달리 말했을 가능성이 생겼다. 이는 서울대 조사위의 최종 조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1번 줄기세포의 DNA지문이 2004년 논문상의 DNA지문과 아예 다르기 나왔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12일 기자회견에서 박 연구원이 데이터를 조작해 놓고, 지난해 연말까지도 자신을 속였을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박 연구원은 2004년 논문에서 줄기세포 사진을 실수로 잘못 올렸을 뿐 연구 데이터 조작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SBS는 보도했다.
SBS는 녹취록에는 황 교수에게 불리하다고 할 만한 내용이 거의 담겨있지 않았고, 황 교수는 시종 박종혁 연구원에게 매달리듯 대화를 이어 나간다고 보도했다.
한편, 황 교수는 이 녹취록을 서울대 조사위 측에 제출했지만 서울대가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면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아이닷컴 뉴스부 reporter@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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