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디(12번)를 보면 “‘성공’이란 ‘준비’가 ‘기회’를 만나는 것”(Success is preparation meeting opportunity)이 틀림없다.
패이트리어츠
준비된 쿼터백
수퍼보울 사상 첫 3연패에 도전장을 내민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 쿼터백 탐 브레이디(28). 그는 최근 팀 연습이 없었던 그 다음 날 “하루 잘 쉬었느냐”는 한 취재기자의 질문을 받고는 “지난 6개월 동안 쉰 날이 없는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쿼터백은 딴 생각을 할 틈이 없다. 쉬면 뒤진다. 특히 플레이오프 때는 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더 열심히 준비해야한다”고 했다.
브레이디가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이유가 따로 없다. 상대에 대한 준비를 그 누구보다 철저히 하기 때문에 오는 15일 덴버 브롱코스와의 AFC 준결승에서 포스트시즌 11연승에 도전하는 것.
브레이디는 플레이오프 경기 전 피곤해 보일 때가 많다. 학기말 고사 준비를 하느라 며칠 째 잠을 못 잔 학생처럼 보인다.
지난 4년 동안 3차례 팀을 우승으로 이끈 브레이디는 이에 대해 “단 한 가지도 대강 넘어가서는 안 된다. 상대 팀 수비수 하나 하나가 왜 그렇게 움직이는 지 일일이 파악하고 기억해야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아차!” 하는 순간 패스를 인터셉트 당하거나 패스동작에 들어가는 순간 예상하지 못한 자리에 있던 수비수의 손에 걸려 펌블을 하게 된다고. 그로 인해 공격권을 넘겨주거나 터치다운 대신 3점짜리 필드골밖에 못 건져 끝에 아깝게 지는 불상사는 없어야 한다는 것.
NFL 디펜시브 코디네이터들은 상대 쿼터백을 혼동에 빠뜨리는 작전을 세우는 게 임무다. 하지만 브레이디가 경기 도중 당황해하는 모습은 아직까지 그 아무도 본 적이 없다. 브레이디가 지난 2002년부터 포스트시즌 10경기에 걸쳐 터치다운 패스는 14개나 던지면서 인터셉션은 3개밖에 안 되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 준다.
지난 주 브레이디에 터치다운 패스 3개를 허용한 잭슨빌 재규어스의 잭 델 리오 감독은 브레이디에 대해 “게임을 아는 선수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정확하게 안다”며 “NFL 역대 최고 ‘플레이오프의 사나이’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브레이디가 이끄는 패이트리어츠 오펜스는 이 경기에서도 실수가 없었다. 턴오버가 단 1개도 없었다.
‘패싱게임의 천재’로 불리는 빌 월시 전 샌프란시스코 49ers 감독도 “브레이디는 되고 안 되는 것을 파악할 줄 아는 훌륭한 선수”라고 칭찬하는데 브레이디가 올 시즌 NFL 타이기록인 12명에게 터치다운 패스를 안겨준 것을 보면 브레이디가 상대 디펜스의 약점을 얼마나 잘 찾아내는지 알 수 있다.
브레이디를 보면 “‘성공’이란 ‘준비’가 ‘기회’를 만나는 것”(Success is preparation meeting opportunity)이 틀림없다.
<이규태 기자>
clarkent@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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