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돌아가신 모든 분들의 가족들께
올해 돌아가신 모든 분들을 위해 기도하던 분들과 함께 이 글을 나눕니다. 저희 교회에 함동환 장로님이 계셨습니다. 그 분은 암으로 투병하였습니다. 저희 교회 모든 성도님들이 열심히 함동환 장로님의 완쾌를 위해 기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장로님은 결국 하늘 나라로 가시고 말았습니다.
그런데도 저희들 기도하던 이들, 심지어는 금식기도하던 이들까지도 한 분도 하나님께 실망하거나 원망하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기도의 응답이 거절되었다고 시험에 든 분도 없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 대답은 먼저 함동환 장로님 본인의 믿음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장로님의 믿음은 수단이 아니라 삶 그 자체였습니다. 믿음을 수단으로 병도 고치고, 돈도 벌고, 세상에서 잘되는 그런 차원의 신앙 생활을 하신 것이 아니라, 삶 그 자체가 믿음의 삶이었습니다. 빈에도 처하고 부에도 처하고 병이 나아도 찬송, 병이 들어도 찬송, 하나님께 온전히 맡긴 삶이었습니다. 그래서 병에 신음하시면서도 주님께 완전히 맡기고 오직 찬송과 기도와 말씀 증거에만 전념하셨습니다. 그래서 심방을 간 우리들이 은혜받고, 오히려 위로받았습니다.
그러다가 사랑하던 아내와 두 아들, 며느리들, 손녀들에게 둘러 싸인 채, 담임 목사와 평신도 대표, 그리고 많은 교인들의 찬송과 기도 속에 고요히 하늘 나라로 가셨습니다. 누구도 서운하지 않은 축복된 임종이었습니다. 서운함이 있다면 더 많은 가르침을 주시지 않고 일찍 가신 것, 더 많은 사랑을 주시지 않고 일찍 가신 것이 서운할 따름입니다.
우리들은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예배를 드리고도 들판에서 형 카인에게 맞아 죽은 아벨을 생각하고 기억합니다. 믿음이 좋아도 현실에서는 죽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실제로 성경에서는 믿음이 있었지만 죽은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시험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믿음은 세상에서 출세하고 성공하고 병고침을 받고 살아 남는 도구적인 믿음이 아니라, 하나님을 모시고 사는 삶 자체였던 것입니다.
이런 분들에게 하나님은 한 성을 예비하셨다고 성경은 선언합니다. 즉, 땅에서 이루지 못한 일들을 믿음으로 이미 받고, 땅에서는 믿음의 삶을 살다가, 하나님이 준비하신 성에 들어간 것입니다. 이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입니다. 내 삶 속에 열매와 결과가 없어도 흔들리지 않고 맡기는 믿음입니다. 이것이 함동환 장로님의 믿음이요 함 장로님을 위해 기도하던 우리들의 믿음읍니다.
이제 장례 예배를 드리고 돌아와 이 믿음을 함께 나누기를 원합니다. 우리들의 기도에 때로는 긍정적으로, 때로는 부정적으로, 때로는 기다리라는 말씀으로, 때로는 묵묵부답으로 응답하시는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려 드리며 올해 사랑하는 이들을 먼저 하늘나라에 보내신 모든 분들에게 하늘의 위로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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