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혼기가 되었거나 때를 노친 자녀를 둔 160명의 부모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등대를 뜻하는 화로 클럽 모임에 나와서 부모들이 바라는 것은 오직 한가지, 아들딸의 짝을 찾으려는 것이다. 이제 달력 한 장을 넘기면 또 한해가 가고 자녀들의 나이는 더해 간다는 중압감이 부모들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었다.
캄캄한 밤바다에서 등대 불을 찾는 마음으로, 도란도란 사랑방 화로 가에서 정겨운 이웃들과 이야기의 꽃을 피우며 추운 가슴을 녹이는 마음으로 부모들은 한자리에 모였다.
“저는 이 화로클럽에서 내 아들딸의 짝을 꼭 찾아야 합니다. 내 딸이 처녀로 늙는다는 생각만 하면 자다가도 소스라쳐 일어나 밤잠을 설친답니다” “여기에서 저희 소원이 이루어만 진다면 무슨 일인들 망설이겠습니까”“제 딸 이렇게 잘 낫습니다. 보시고 며느리로 데려가세요”
부모들은 자녀들의 사진을 들어 보이며 답답한 마음들을 털어놓았다.
부모들은 둥근 테이블에 아들딸을 구별하는 빨강 파랑 마크를 가슴에 달고 앉아서 혹시라도 누가 내 사돈이 될 수 있을까 바라보는 시선이 간절했다. 미주 한인사회에 이보다 더 절박한 숙제가 있을까.
부모들이 자녀의 짝을 찾기 위해 신청한 신랑신부 후보들을 보면 30~45세의 연령층이 신청자의 과반수를 넘는다. 그리고 대부분이 일류 대학졸업에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인재들이다. 이런 훌륭한 젊은이들이 짝을 찾지 못해 혼기를 놓쳤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더욱 마음 아픈 것은 신청을 바라는 부모들이 너무 많아 모두 접수를 할 수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우선 1차 신청 대상을 80명으로 마감을 하여 12월 말 부모들끼리 모임을 한번 더 가진 후 2월 중순경 미혼 남녀 당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벤트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미 부모들끼리 다리를 놓고 소개를 해서 7쌍이 만나고 있다고 하니 보람이 있다. 화로 클럽이 한인사회의 해묵은 숙제인 혼사 문제를 해결하는 한 통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젤라 박
화로 클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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