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의 취재윤리 위반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MBC는 4일 ‘뉴스데스크’ 첫머리에 사과문을 발표했다. 제44주년 창사기념일이 불과 2일 지난 이날 MBC는 그야말로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다.
대부분 출근하지 않은 일요일 긴급 임원회의에 참석한 임원들과 ‘PD수첩’ 관계자들이 회사에 나왔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은 뉴스를 통해 사과문 발표 소식을 접했고 이 소식은 MBC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직원들은 더 할말이 없게 됐다며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는 상황. MBC 내부에서는 그동안 ‘PD수첩’의 보도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지만, 최근 ‘PD수첩’의 성과를 인정하고 결속하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그러나 이날 사과문이 발표되자 망신스럽게 됐다면서 침울한 분위기에 빠졌다. 특히 협박은 없었다는 제작진을 믿었던 내부에서는 더욱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있다.
올 한해 숱한 악재와 사고에 시달렸던 MBC지만 이번 사건은 그 어느 것보다도 치명적이다.
이번 사과문은 그동안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황우석 교수팀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에서 ‘PD수첩’의 ‘패배’ 선언이나 다름없다. 더 심각한 것은 이것이 비단 ‘PD수첩’의 문제가 아니라 MBC 전체를 뒤흔드는 치명적인 사안이라는 점이다.
한 관계자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면서 연구의 진위 여부를 떠나 협박을 안 했다는 부분만큼은 믿었는데,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방법이 잘못된 만큼 이제 진위문제는 이야기하나 마나라고 말했다.
’PD수첩’이 한창 진위 공방에 휩싸였을 때도 네티즌과 여론은 MBC에 우호적이지 않았다. ‘PD수첩’의 12개 광고가 모두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는가 하면, 관련 소식을 전한 ‘뉴스데스크’에까지 불똥이 이어졌다.
하물며 취재윤리에 있어서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 만큼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앞으로 MBC가 걸어갈 ‘가시밭길’을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이날 사과문이 더욱 뼈아팠던 것은 명품 핸드백 파문과 브로커 홍씨 로비 사건등에 발생한 윤리 문제로 일이 터졌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윤리 문제에는 자신 있던 MBC가 또다시 윤리 문제로 사과문을 발표하게 됐다면서 참담하다 못해 비통한 심경이다이라고 전했다.
한 노조관계자는 먼저 취재 윤리가 잘못됐다는 부분에 대해서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연구 자체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왜 미리 협박을 시인하지 않았느냐는 아쉬움을 토로하며 ‘진위’는 끝까지 가려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제 설혹 ‘PD수첩’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이라고 해도 아무도 수긍하지 않을 것이라며 방송을 통해서는 힘들겠지만 ‘PD수첩’이 제기한 문제만큼은 어떤 식으로든 끝까지 검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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