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극호씨가 사건 현장인 주방을 둘러보고 있다. <이오현 기자>
김동욱씨 부친‘포옹중 찔려 사망’의혹 제기
‘생활고속’귀국도 미루고 진상 규명 나서
지난달 애나하임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으로 외동아들 김동욱씨를 잃은 김극호씨는 원래 예정대로라면 1일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출국 날짜를 미루고 현재 부에나팍의 한 호텔에 머물고 있다. 아들의 죽음에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재부검을 해보고 싶은 심정으로 OC 검시소에 안치되어 있는 아들의 시신을 사건발생 20여일이 지났지만 아직 인수하지 않고 있는 김씨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으로 최근 1,000달러를 주고 사람을 고용해 찾은 증거자료들을 경찰에 제출했다.
미국에 오기 전에는 ‘단순사고’로 생각했지만 사건 현장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 김씨는 아파트에서 밤을 지새며 여러 방법으로 며느리 송지현씨가 진술한 당시 상황을 재연해 봤지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김씨는 “송씨가 요리를 하는 도중 아들이 갑자기 뒤쪽에서 이름을 부르며 포옹을 하는 바람에 자신의 손에 들려있던 칼에 찔렸다고 하지만 주방이 너무 좁아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싱크대 바로 뒤쪽에는 붙박이식 가구가 설치돼 있어 칼에 찔릴 만큼 달려갈 만한 공간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사건당일 전화를 받고 현장에 달려갔던 아들의 친구 장모씨가 ‘동욱이가 학교에 가는 것은 고사하고 제대로 걷지 못해 운전을 부탁할 만큼 허리가 아파 고생했다’고 전했다”며 “만약 그렇다면 제대로 걷지도 못한 아들이 뛰어가 포옹을 할 수 있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진실 규명을 원하는 김씨에게는 ‘돈’이라는 장벽이 버티고 서 있다. 그는 인천에서 화물차 운전, 부인은 식당 일을 하며 근근히 생활하고 있다.
매달 아들에게 부쳐준 생활비 1,000달러조차도 이들에겐 버거운 액수였다.
현재 김씨 부부의 숙식비는 아들이 다녔던 베데스타 신학대학 학생들이 모아준 돈으로 해결하고 있다. 또한 현장에서 발견한 증거물의 DNA 테스트도 직접 하고 싶었지만 1,400달러 가량의 비용을 댈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경찰에 건네줬다.
김씨는 “동욱이의 영혼을 달래주기 위해 진실만은 밝혀야 하는데 너무 막막하다.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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