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사상자가 속출하는 이라크의 전쟁터가 싫어 입대 9년만에 전역하고 부동산 소개업자로 막 새 출발한 20대 가장이 전역 한달 만에 주택가에서 총에 맞아 중태에 빠지는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4일(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저녁 6시45분께 로스앤젤레스 인근 다이아몬드바에 있는 제임스 하워드 히시(27)의 집의 문을 두드리던 에릭 러셀 힝크스(29)가 제임스의 형 존 스티븐 히시(29)가 쏜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엽총의 산탄 9발이 몸에 박힌 힝크스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수술을 받고 입원중이며 존은 총기로 공격한 혐의로, 제임스는 대마초 재배 및 판매 혐의로 각각 입건돼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상태.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미국에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을 법한 이번 사건은 그러나 피해자 힝크스가 가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전역했던 사연이 알려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1995년 군에 입대한 힝크스는 8년 뒤 주방위군으로 편입돼 대 테러 작전 및 로스 알라미토스에 있는 합동훈련소 경비 등을 맡다가 올해초 이라크 파병대에 속하면서 파병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때 5살과 3살인 두 아이를 두고 있던 힝크스의 아내가 지난 5월 쌍둥이를 출산하면서 힝크스는 네 자녀의 아버지가 됐고 더구나 쌍둥이중 한 아이가 특별한 보호를 받아야 할 상태에 이르자 이라크 파병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호구지책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서 전쟁터에서의 부상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힝크스는 한동안 고심한 끝에 결국 전역을 신청, 지난달 19일 민간인이 됐다. 그는 수개월전부터 자신과 함께 일하겠다며 격려해준 부동산 에이전트 리처드 스탠리의 말을 따라 자격증을 획득, 사고가 나던 날 스탠리와 함께 약 1시간30분간 현장 실습을 끝내고 단독 섭외에 나섰다가 최초로 방문한 집에서 변을 당한 것.
당시 힝크스는 타고 온 트럭을 세워놓고 제임스의 집을 노크했지만 아무 응답이 없자 명함을 놓고 돌아서는 순간 이웃에 살고 있는 존이 쫓아와 엽총을 쐈고 힝크스는 복부에 총상을 입고 쓰러졌다.
힝크스의 처남인 라이언 베텔(23)은 이라크에서 총에 맞기 싫어 전역했는데 엉뚱하게도 이런 일을 당했다며 현재 집중적인 치료를 받고 있어 일단 위기는 넘긴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유죄로 인정될 경우 존은 7~10년형을 선고받을 전망이며 제임스는 자기 집에서 재배한 약 1.5kg의 대마초를 갖고 있었다.
isjang@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isjang/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