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 멕시코국경 도착 한국 대신 유럽 우회
“멕시코시티 한인교회 7~8곳에 4~5명씩 망명할 기회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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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멕시코 국경도시에 도착한 이철수(가명·46)씨는 본보와 인터뷰에서 “중국과 멕시코의 한인 선교사의 도움으로 이곳까지 오게 됐다”며 “수일 내에 멕시코주재 미국영사관 또는 직접 미국 국경을 넘으며 정치 망명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씨에 따르면 중국에 체류 탈북자들은 북한인권법 발효 이후 한국행보다 미국행 망명을 선호하고 있으며 중국, 멕시코, 미국의 한인 선교단체의 ‘삼각 지원’ 속에 망명을 추진하고 있다.
이씨는 한인 선교사들의 미국 기획 망명 계획에 따라 중국 연길시를 출발, 파리를 경유해 18일 멕시코 시티에 도착했다. 이씨는 “멕시코 시티의 한인 교회 7∼8곳에 탈북자들이 4∼5명씩 분산돼 있으며 이들도 미국 망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탈북자들이 중국→유럽→멕시코시티→미국 서부의 순서로 미국 망명을 시도할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 95년 탈북 후 중국에 체류했던 이씨는 2002년 중국인 농장주의 고발에 따라 북한에 압송된 전력과 이모부가 국군포로 출신으로 불이익을 받아온 점 때문에 미국 행정부가 북한인권법의 첫 수혜자로 이씨의 망명을 허가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정원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97년 이후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 27명 중 9명에 대해서만 망명을 허가한 바 있다. 망명이 허가된 탈북자 중 신원이 공개된 사람은 장승길 전 이집트 대사가 유일하다.
한국 미경유 탈북자의 미국 정치 망명은 북한인권법안 발효 직후인 지난 해 10월 중국 인근 국가에서 시도된 바 있으나 LA행 비행기 내에서 출발 직전 탈북자들이 현지 보안당국에 체포됨에 따라 불발에 그친 바 있다.
한편, 미국의 북한인권개선 단체 관계자들은 19일 북한인권법에 따라 탈북자에게 문호를 개방하라며 부시 행정부를 압박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어 탈북자 구제에 대한 미국내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멕시코-이석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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