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혈연, 지연, 학연 등 모임이 숱하다는. 심지어는 초등학교 반창회라는 이름으로도 모인단다. 그렇게 따지자면 이곳 미국에서도 비록 각처에 흩어져 있지만 우리 동네에도 작은 반창회 정도는 개최할 만큼 모여 살고 있다.
여기 와서 사귄 친구들과는 달리 동창들은 50여 년을 지내는 동안 푹 곰삭은 맛이 언제 어디서나 무슨 말을 하거나 거리감이 없고 친밀하게 지낸다. 중학교 반창들이니 기회가 되는대로 만나 즐기고 전화를 통해 자주 안부가 오간다. 오랫동안 L A에서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던 친구가 모은 돈으로 새집을 사서 이사를 했다.
큰집으로 이사한 기쁨도 잠시, 점점 몸이 피곤해지고 숨쉬기가 힘들며 메스껍고 머리가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다고 한다. 참다못해 병원에 가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는데 폐활량이 위험 수위까지 떨어졌었다고 한다. 식구들과 외출을 하게되면 호흡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가도 집에 있으면 도지는 현상이 건축 자재 등에서 뿜어내는 케미컬 성분으로 인한 고통임을 깨닫게 되었단다.
결론은 공사가 채 끝나지 않은 새 동네의 새 집 흙먼지와 잔여 공사의 소음 때문에 창문을 닫고 생활한 것이 원인임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 1년 정도 지난 집을 선택하겠다고 다짐한다. 다행히 지금은 몸이 회복되어 이사 짐도 정리하고 정원공사도 추진중이라며 새집 증후군의 심각성을 일깨워 준다.
2년 전 고국 방문 때 만난 수년 전 남편과 사별한 친구는 그때까지 남편의 죽음을 애통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차분하고 성실하게 농협에 근무하던친구 남편은 공무원이었던 부인의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해 주고 가정을 화목하게 가꾼 모두가 인정하는 1등 남편이었다.
정년퇴직을 하던 해 서울에 사는 누이동생이 큰 임대용 건물을 짓고 관리를 부탁해 새 건물 지하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일했단다. 한동안 바쁘게 일하던 남편이 가끔 몸이 피곤하다고 호소하기도 하고 몸살도 앓았다. 그러기를 8개월 정도 지나자 점점 견딜 수 없어 병원을 찾으니 이미 암이 발생한 후였단다. 평소 건강에 이상이 없던 이가 결국 암세포의 위력에 지고 말았다.
갓 지은 새 건물에서 뿜어낸 발암물질이 남편을 앗아간 것이다.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으로부터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건축 자재나 페인트 등 발암 물질의 유무를 감시하는 법을 더욱더 강화하는 길뿐이라고 생각된다. 친구가 새 집에서 좋은 꿈 많이 꾸고 건강하게 살기 빈다.
정신자/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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