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후레즈노한인장로교회 성극부)
이글은 후레즈노한인장로교회가 제1회 교회성극경연대회에서 선보였던 성극 ‘영문밖에 길’감독과 연출을 맡았던 이정우씨가 보내온 것이다. 2002년부터 시작된 동교회 성극부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성인 교인수가 대략 200백여명 가까이 되는 우리 후레스노 한인 장로교회는 L.A 이나 샌프란 시스코 같은 대도시와 세시간 넘게 떨어져 있어 수준높은 공연문화를 즐기기엔 열악한 환경이다. 이러한 현실속에서 몇몇 연극을 사랑하는 평신도들이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도 부터 성극반을 만들어 교회에서 교인과 교민들을 위해 일년에 한 두번씩 성극 공연을 지금까지 개최하고 있다. 그러던중에 한국일보사가 주최하는 성극 경연대회를 신문에서 본 한 성극부원이 대회 참여를 제안했고 나머지 성극부원들의 동의로 이번 제1회 교회성극 경연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나는 원래 한국에서부터 연극을 연출했었다. 미국에서도 연극연출을 전공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성극부와 가까와졌지만 학업의 과중함때문에 직접 참여는 못하고 행사때나 잠깐씩 도우미 역할만 하는 정도였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마침 여름 방학중에 이번 대회가 열렸고, 성극부원들의 권유와 격려로 연출을 맡게 되었다. 연출을 맡은 후로 성극부원들은 전적으로 연출자를 신뢰해주었고 열심히 따라와주었다. 부원 전체가 본업을 가지고 있는터라 연습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건강이 안좋은 부원도 생겨서 공연 전주엔 연습이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
연극에서 극중 배우에게 일부러 문제의 장벽을 만들어 주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게 하는 기법이 있다. 그러한 문제의 장벽에 대한 배우의 고민이 자신의 역할에 더 집중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열악한 환경이 성극부에게 처음에는 장벽이 되었으나 이런 장벽을 극복하려는 성극부의 노력이 오히려 성극부를 더 단합하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마침내 지난달 7월 10일 산타클라라 컨벤션 센터에서 만족스러운 공연을 할수 있었다. 처음엔 참가하는데 의의만 두자던 본교회 성극팀에서 수상자가 쏟아져 나왔고, 공연을 관람한 타교회 성도들도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8월7일 성극경연대회 시상식과 앵콜공연을 샌프란시스코 코웰극장에서 가진 우리 성극부원들은 현재 모두들 본업으로 돌아가서 각자의 일에 열중하고 있다.
이민가방 하나 달랑 들고 기독 공연문화에 일조하겠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유학길에 올라 이곳 후레스노에 온지가 벌써 8년이 지났다. 우여곡절 끝에 이제 졸업이 눈앞에 왔다. 더위와 씨름하는것이 일과인 후레스노의 뜨거운 여름속에서 유학생으로서의 마지막 여름방학을 의미있게 보낼수 있어서 가슴뿌듯하다. 내년에는 보다 더 철저한 준비로 대회에 참가, 관객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이 담긴 멋진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 벌써부터 산타클라라 컨벤션센터와 샌프란시스코 코웰 극장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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