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을 보통으로 취급하라
(콘트라코스타장로교회 김 숭 목사)
한국의 어떤 텔레비전 방송프로 중 “아주 특별한 아침”이라는 제목의 프로가 있는 것을 봤다. 제목뿐 아니라 전체적 진행이 미국의 메이저 방송의 아침 프로인“This Morning”과 비슷함을 감지했다. 그 제목 안에서 오늘 아침도 이 프로를 봐달라는, 강한 청유형 메시지를 느낀다. 매일 아침이 ‘특별한’ 아침이라! 글쎄그 프로는 그러고 싶어서 그 이름을 붙였을 텐데, 그렇다면 그 시청자들의 아침역시 매일 특별해야 할 것 같다.
‘특별하다’는 게 뭘까? ‘특별’이 ‘보통’의 반대말이라면, ‘특별’은 ‘빈번한 보통들’과는 달리 일단 횟수 차원에서 ‘빈번치 않은’ 것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매일 아침이 특별하다면(그 특별이 보통처럼 반복된다면), 그 아침은 특별함으로서의 가치를 이미 상실할 수 있다. 그러므로 특별함은 그것의 주변에 널려있을 보통이 보통답게 반복될 때, 그 안에서 빈번치 않게 발생해야 의미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특별함이 보통처럼 빈번히 일어나기를 원한다. 옛날에 특식은 1년에 몇 번, 잔치 때만 먹을 수 있었다. 그랬기에 그때의 특식은 글자 그대로특별했다. 그러나 지금은 매일 특식처럼 먹는 경향이 있다. 교회생활도 그렇다.
열정적인 신자들 가운데 매일 특별한 기적을 체험하려는 분들이 있다. 그때의 영적 단조로움은 신앙의 부재가 된다. 남녀의 연애도 그렇다. 열애의 국면에 들어서면 그 관계가 특별해진다. 상대의 모든 잘못까지도 용서가 되고 심지어 그것조차도 아름답게 여겨진다. 그러나 열애가 결혼으로 이어지면서 그 특별함은 쉽게 사라져버린다.
영국의 ‘더 타임스’지가 미국의 켄터키 주의 루이빌 대학 연구팀에서 성인 남녀 3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소개했다. 그 내용은 ‘결혼을 망치는 사소한 일들’이었다. 응답자들은 배우자의 ‘사소하지만 참을 수 없는’ 온갖 나쁜 습관들을 나열했다. 그 중 1위를 차지한 최악의 습관이 수건 쓰고 바닥에버려두기였다. 그 외에도 코 후비고 트림하는 것, 여행 때 짐을 너무 많이 싸는것, 쇼핑시간이 한없이 길어지는 것, 자기 농담에 자기만 웃는 것, 상대의 옷차림흉보는 것, 끝으로 이런 모든 습관들을 흉보는 것까지 거기에 포함되었다.이것들은 단지 부부싸움의 원인만은 아니었다. 결국 이혼까지 몰고 가는 것이기도했다.
어느 누구나 결혼한 사람이라면 이 보고에 공감할 것이다. 비록 내 아내와의 사건은 아니지만, 필자의 경우도 그들이 뽑은 ‘넘버원 리스트’(수건 쓰고바닥에 버려두기)의 희생자다. 저의 두 아이들은 수건을 쓰고 아무 데나, 심지어는 그 젖은 수건을 침대의 마른 이불 위에 턱 갖다놓는다. 그때 나의가슴에는 열불이, 내 머리 속에서는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젖은 수건을 거기에...”라는 철학적 사색(?)까지 가미된 짜증 섞인 비판이 인다.
살아보니 어떤가? 인생은 의외로 이런 것들이 반복되는 일상과 보통의
연속이지 않던가? 그렇다면 그런 보통의 형편들을 의연하게 감내하는 것이 차라리 더 보통의 인생이다. 이럴 때마저도 ‘아주 특별한’ 삶을 꿈꾸는 사람은 아마,“그렇다면 수건 치우는 사람 하나 고용하지 뭐!”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그사람의 인생은 과연 행복할까? 평소에 보통을 보통으로 잘 취급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에게 오는 특별함도 누리기 힘든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