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문(왼쪽) 대한항공 지점장과 한태근 아시아나 항공 지점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심재문 대한항공·한태근 아시아나항공 LAX 지점장
항공기 안전, 승객 편의 24시간 긴장
한국·회사 대표하는 최일선 홍보맨
LA 국제공항(LAX) 톰 브래들리 터미널을 이용해 본 한인이라면 한번쯤 마주쳤을 듯한 두 사람.
수많은 여행객 속에서 깔끔한 정장차림으로 카운터와 탑승구를 바쁘게 오가는 심재문 대한항공 지점장과 한태근 아시아나항공 지점장은 누가 뭐래도 공항 안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유명 인사다. 어쩌면 뜨고 내리는 항공기에 담겨 있는 탑승객수 만큼의 사연들을 통해 사람 사는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은 이들의 특권일지도 모른다.
항공사와 공항이 주는 이미지는 뭔가 색다르고 한 차원 높은 세상이다. 말끔한 옷차림과 무전기, 가슴에 달린 출입증, 그리고 공항 곳곳을 마음대로 들락달락하는 것만으로도 일반인들에겐 간혹 부러움과 궁금증의 대상이 되곤 한다.
하지만 지점장들의 하루는 긴장의 연속이고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쁘다.
아무래도 LAX가 미국내 공항 중 한인과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보니 항공기 이착륙 스케줄을 점검하는 것에서부터 여행객 출도착 관리, 기체점검, 서비스 향상 등 지점장들이 해야 할 일은 끝이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VIP가 밤 비행기에 오를 때면 퇴근했다가 다시 밤늦게 공항에 나오는 일도 이들에겐 일상의 한 부분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친구들과 약속을 하기도 쉽지 않고 휴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집에 있어도 항상 마음은 공항에 붙잡혀 있다.
뉴욕 공항을 거쳐 LAX 근무 1년 반을 넘긴 심 지점장은 “LAX는 다인종·다문화 사회의 결정체”라며 “비록 시설이 타공항에 비해 노후화돼 아쉽지만 매우 역동적인 곳이어서 나름대로 매력이 넘치는 곳”이라고 평했다.
110명의 부하 직원들에게 항상 공익을 강조하며 서비스 정신을 심어주는데 노력해 온 심 지점장은 얼마전 기분 좋은 일을 경험했다. 한 탑승객이 가져간 기내 담요를 가족이 발견하곤 사과편지와 함께 물건을 소포로 보내온 것. 심 지점장은 정성과 관심이 고마워 작은 선물을 하나 구입해 보냈단다.
밤 비행기 무사 이륙을 보고 받아야 잠자리에 든다는 한 지점장도 “공항 일이 결코 쉽지 않은 직업”이라며 “오랜만에 골프장을 찾아도 비행기 소리를 듣는 순간 점수가 엉망이 될 정도”라고 말했다.
타항공사와의 경쟁을 이기기 위해서는 뭔가 차별화된 서비스와 편안함을 제공해야 하는데 이것도 공항 지점장이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지점장은 새 직원을 선발할 때면 적성을 가장 중시한다. 본인 스스로 직업의 특수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육체적·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어 오래 버티지 못한 채 도태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현실을 우려한 탓이다.
비록 고된 하루의 연속이지만 이들은 한국을, 그리고 자사를 알리는 선봉에 섰다는 자긍심으로 일한다. 집에서도 전화가 걸려오면 무의식중에 “○○항공 공항지점장입니다”란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공항은 이들의 삶의 터전이 되고 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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