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 마일 아일랜드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지 26년이 지난 지금 핵발전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다시금 고조되고 있다. 에너지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나온 것이다. 연방상원이 핵발전소 건설을 지원하는 법안을 검토중이다. 핵발전소가 에너지원의 든든한 대안으로서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는 분위기다. 이 법안을 주도한 피트 도미니치(뉴멕시코·공화) 의원은 핵에너지의 주창자다. 부시 대통령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네바다 출신의 민주당 상원의원 해리 리드는 그 동안 핵발전소 건설을 전면 거부했지만 이젠 재고하겠다고 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제대로만 한다면 환경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에너지 부족을 메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유가 고공행진 속 만만한 대안으로 급부상
연방상원, 건설회사 재정지원 등 법안 추진
31개 주 103기 가동… 전체 에너지 20% 충당
핵폐기물·방사능 누출 위험은 여전히 장애물
존매케인 의원(애리조나·공화)은 오존층을 파괴하는 오염물질 분출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을 전제로 건설회사에 재정지원을 할 것을 제한했다. 매케인 의원은 오히려 핵발전소가 오존층 파괴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핵발전소 건설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뉴저지 출신의 프랭크 로텐버그 의원(민주)은 핵에너지에 상당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를 외면할 수 없다고 했다. 뉴저지주는 핵발전소에서 전력의 52%를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로텐버그 의원은 핵발전소가 환경보호에 더 큰 해악을 끼친다는 주장을 많이 들어왔지만 실제로 재래식 에너지원이 환경오염을 더 일으킨다며 핵발전소 건설을 옹호했다.
핵발전소에 대한 거부감은 상당했다. 지난 1978년이래 단 1기의 핵발전소도 허가되지 않았다. 그러나 핵발전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원유와 천연개스 가격이 계속 오르고 이들 가스가 대기오염을 일으킨다는 이유에다가, 중동지역에 미국이 너무 의존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도미니치 의원은 “인구는 늘면서 에너지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무언가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 핵에너지가 이에 해답을 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오래 전에 발생한 드리 마일 아일랜드 핵발전소 사고로 인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기술적인 결함으로 인해 방사능이 일부 누출되는 사고는 전문가와 일반인들의 경각심을 자극했다. 핵발전소 건설에 대한 거부감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핵발전소가 힘을 못 쓰는 것은 아니다. 현재 31개 주에 103기의 핵발전소가 가동중이다. 전력의 20%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3개 사가 핵발전소 건설계획을 연방 에너지부에 제출한 상태다. 상원의 법안에 따르면 핵발전소를 건설하는 회사는 ‘창조적인 기술’에 대한 연방정부가 보증하는 융자를 받을 수 있다. 이 법안은 이들 건설사에 택스 크레딧도 부여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반대도 있다. 초당적 민간단체인 ‘상식을 좇는 납세자들’은 상원의 법안은 엄청난 규모의 혈세를 에너지 관련 회사에 거저 주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 환경보호론자들은 “핵에너지가 다른 에너지에 비해 환경오염을 덜 시키는 것”이라며 지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에라 클럽의 지구 온난화 및 에너지 프로그램 디렉터인 데이브 해밀턴은 “핵에너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 한결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란 게 환경보호를 주장하는 다수 의견”이라고 맞섰다.
핵발전소는 온실개스를 뿜어내지는 않는다. 그러나 핵발전소는 핵폐기물을 쏟아낸다. 올 연말까지 전국적으로 5만2,000톤의 핵폐기물이 축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방사능 누출 위험을 안고 있다.
그러므로 안전과 보안이 생명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테러리스트들이 핵발전소를 타깃으로 삼는다면 문제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아울러 핵발전소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폐기물 등을 처리하는데 드는 비용은 고스란히 납세자의 주머니에서 나가게 돼 있다. 그래도 핵발전소 건설사들의 로비가 막강해 의원들이 이들에 우호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유가와 에너지 수요의 지속적인 증가는 핵발전소 건설의 필요성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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