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서 하사, 아프칸서 헬기 격추
국방부는 지난달 28일 아프가니스탄 동부 산악지대에서 현지 무장세력 소탕 작전 수행 중 격추된 육군 MH-47치누크 헬기 추락현장에서 해군특수전부대(Navy SEAL) 소속의 제임스 서(28·성갑·사진)하사 등 총 16명의 육·해군 특수부대원 사체가 수습됐다고 3일 발표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서 하사는 지상에서 작전중 위기에 처한 SEAL 정찰팀 구출을 위해 다른 특수부대원들과 함께 출동하다 변을 당했다.
시카고에서 태어나 플로리다에서 성장한 서 하사는 하와이 주둔 중인 ‘해군특수전부대 팀 원’ 소속으로 올해 봄부터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됐다. 서 하사는 귀국 후 결혼을 계획했던 예비 신랑이라 주변을 더 안타깝게 하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 개전 이후 한인 특수부대 대원이 아프간에서 전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아프간과 이라크 전선에서 전사한 한인 병사들의 수도 9명으로 증가했다.
전사한 제임스 서(앞줄 왼쪽) 하사가 밸리에 거주하는 고종사촌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모습. 고종사촌 장재영씨는 “가장 가정적이고 유머감각이 풍부한 남자”라고 서 하사를 평가했다. <유족 제공>
“아빠 부르며 들어올 것 같은데…”
전사 제임스 서 하사 아버지 서능수씨 통곡
“군인으로서 당연히 할 일을 한 거지요. 비겁하게 죽지 않은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던 제임스 서 하사의 아버지 서능수(65)씨의 카랑카랑하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지난달 28일 아프간 산악지대에서 동료 특수부대원 구출작전에 투입됐다가 전사한 서 하사는 월남전 참전용사인 아버지 서씨의 큰 자랑이었다.
특히 서 하사의 효심은 늘 아버지를 감동시켰다. 서 하사는 봉양하던 아버지의 편의를 위해 예상 해외 파병 기간인 6개월 분의 조제약, 전기, 전화세는 물론 아버지 서씨가 갈아입을 속옷까지 준비해 놓고 갔다. 아버지 생일을 직접 챙기지 못하게 되자 서 하사는 선물을 미리 구입해 집안에 숨겨 둔 뒤 부친의 생일 당일 전화를 걸어 선물을 찾게 하기도 했다.
“사고 나기 나흘쯤인가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어와 ‘아빠, 필요한 것 없어, 필요한 것 있으면 내가 친구 시켜서 사주라고 할께’라고 말하데요.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전쟁터에 나가 있는 녀석이 오히려 아비 걱정을 하니…”아들 자랑을 하던 아버지 서씨는 목이 메어 더 이상 말을 잊지 못했다.
어려서부터 ‘네이비 실’을 동경하던 서 하사는 시카고에서 태어나 플로리다 디어필드 비치에서 고등학교 때부터 수영선수와 수학 천재로 이름을 날렸고, 플로리다 주립대 졸업 후 마침내 꿈을 이루었다. 1,000대 1의 경쟁률,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훈련을 거쳐 살아있는 램보로 취급되는 ‘실 팀 멤버’가 된 서 하사가 배치된 곳은 하와이에 주둔 ‘실 팀 원.’ 잠수함 바깥에 실린 잠수정에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옮겨 타 적진에 침투, 전략차원의 특수전을 벌이는 것이 팀의 주임무다. 특수한 부대라서 작전 지역이나 내용은 군사기밀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올해 3월 파병 될 때 서씨는 “이라크로 간다”고만 아버지에게 말했다.
한국 육군에서 소령 예편한 아버지 서씨는 “군 생활을 오래해 특수부대 사정을 조금 알아 항상 조심하라고 당부하면 ‘아빠, 우리는 아주 특수한 임무만 수행하기 때문에 절대 안 죽는다’며 오히려 나를 안심시켰다”며 “같은 군인으로서 부끄럽지 않던 아들이 지금이라도 집에 가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사한 서 하사는 유족으로 아버지 서씨 및 누나 클라우디아(29·성혜)씨가 있다. 서 하사의 장례는 같이 전사한 동료 특수부대원들과 하와이에서 합동으로 치러진다. 유해는 가족묘지가 있는 포레스트론 할리웃 힐에 묻힐 계획이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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