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미국에서 지난 2003년 12월에 이어 1년 반 만에 또 광우병(BSE)소가 발생, 25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쇠고기 수출 재개 노력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 농무부는 24일 광우병 양성반응과 음성반응이 엇갈리게 나왔던 문제의 소를 영국 웨이브리지 연구소에서 정밀 검사한 결과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문제의 소는 지난해 11월 도축된 생후 8년 이상 된 늙은 소로, 세 차례 미국 내 예비검사에서 광우병 양성과 음성 반응이 각각 1차례와 2차례씩 엇갈리게 나왔었다.
농무부는 광우병 소가 어느 곳에서 발견됐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이 소가 다른 나라에서 수입된 소라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소가 광우병에 걸리기는 처음이다.
지난 2003년 광우병 소 1호는 캐나다에서 수입된 워싱턴주 농장의 젖소였다.
농무부 관리들은 이 소가 어떤 경로로 광우병에 감염됐는지 규명하기 위해 이 소와 함께 사육된 주변 소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조핸스 농무장관은 문제의 소가 도축 당시 걷거나 서지도 못하는 앉은뱅이(downer)로 분류됐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지 않았다며 미국인이 먹는 쇠고기는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2차 광우병 파동은 지난 2003년 광우병 젖소가 처음 발견된 이후 한국과 일본 등 세계 30여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를 풀기 위해 노력해왔던 미국 정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히게 됐다.
미국의 6대 쇠고기 수입국인 대만은 지난 3월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했으나, 양성반응을 보였던 문제의 소가 광우병으로 확인될 경우 수입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이미 미국측에 통보한 바 있다.
미국은 최대 수입국인 일본과 한국 시장에 대해 올들어 부쩍 쇠고기 수입 재개 압력을 펴왔으며 이에따라 최근 한국의 실사단이 미국을 다녀가기도 했으나, 이번 파동으로 시장개방 일정이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AP 통신은 쇠고기 시장 전문가의 말을 인용, 외국 정부들이 시장을 다시 열기 전에 더욱 조심스러워할 것이라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최대의 쇠고기 수입국인 일본은 지난 2003년 기준 17억 달러, 한국은 7억 달러 어치를 수입했었다.
또한 광우병 파동을 겪었던 캐나다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완화함으로써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보장받으려던 미국측의 계획도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함께 문제의 소가 초기 검사에서 양성과 음성반응으로 엇갈리게 나오는 등 검사과정에서 빚어진 혼란으로 실추된 농무부의 신뢰성을 회복하는 것도 당장 초미의 과제로 떠올랐다.
n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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