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혁씨가 많은 한인들이 아시아 골수기증협회에 가입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서준영 기자>
백혈병 극복 홍승혁씨 A3M 자원봉사자로 활약
“평생 살며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되겠나요. 한 사람이라도 더 등록하면 불치병을 앓고 있는 한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바로 제가 살아 난 것처럼…”
지난 2000년 8월 골수를 기증 받아 백혈병을 극복, 새로운 삶을 선사 받은 홍승혁(56)씨. 지금은 아시아 골수기증협회(A3M) 회원으로 백혈병 환자를 돕는 홍씨는 과거를 회상하며 눈물부터 글썽였다.
지난 99년 만성 골수성 백혈병을 선고받은 뒤 처음에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이었다고 한다. 죽음을 앞두고 무작정 여행을 떠났던 그는 대자연을 접하며 비로소 조물주의 창조의 신비를 깨닫고 ‘살아야겠다’는 결심했다.
여행에서 돌아와 골수기증협회의 도움을 청했고 자신의 골수와 일치하는 골수를 기적적으로 찾았다. 그러나 기증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기증을 거부하더니 설상가상으로 병이 급성으로 전환돼 삶에 대한 희망이 점점 흐려져만 갔지만 마침내 골수 기증자를 찾아 새 생명을 찾게 됐다.
홍씨는 고마움을 표시하고자 골수 기증자를 찾았으나 “당연한 일을 했다”라는 대답만 돌아왔을 뿐 만날 수는 없었다.
홍씨는 본인과 같이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돕는 일이 은인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깨닫고 아시아 골수기증협회에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생각 같아선 저도 골수를 기증하고 싶지만 한번 기증 받은 사람은 그럴 수 없다네요. 대신 다른 방법으로 할 수 있는 데까지 도움을 드릴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골수협회에 가입하도록 장려하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을 주는 방법이죠”
홍씨는 ‘골수이식’만이 현존하는 유일한 백혈병 치료방법이라고 지적하고 현재 4만5,000명의 미주한인이 골수기증협회에 등록돼 있다고 전했다. 홍씨에 따르면 단일 민족인 한인은 10만명의 골수 기증자가 등록될 경우 대부분의 백혈병 환자들이 일치골수를 찾을 수 있다.
그럴 경우 적어도 골수를 못 찾아 무기력하게 죽어 가는 환자들은 대부분 살릴 수 있다는 것이 홍씨의 설명이다.
홍씨는 “대부분 한인들이 ‘골수를 채취할 때 고통스럽다’ 혹은 ‘골수기증 후 후유증에 시달린다’는 잘못된 상식 때문에 골수기증을 꺼리고 있지만 후유증은 잘못된 낭설이며 고통도 그렇게 심하지 않다”고 전하고 “설사 고통스럽다 하더라도 한 생명을 살리는 일은 그 모든 희생을 치를 만큼 숭고하고 값진 일”이라며 많은 한인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했다. 아시아 골수기증협회 문의는 (213)473-1665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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