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 고교생들이 태극기와 멕시코 국기를 들고 마리아치 행렬을 펼치고 있다. <이석호 기자>
“차별과 싸우며 성공위한 몸부림”
제 2 고향 가꾸는 멕시코 한인사회ㅁ
멕시코시티 론드레스 188-301 번지에서 발을 멈췄다. 누군가가 태극기와 현판도 없는 이곳이 재 멕시코 대한민국 한인회 사무실이라고 귀띔해주지 않았다면 무심결에 지나칠 뻔했다.
한 가지에서 뻗어 나온 미주한인의 이란성 쌍둥이인 멕시코 한인은 아직도 삶의 터전을 일구기 위한 힘겨운 싸움을 진행 중이다.
2002년 12월5일은 멕시코 한인들의 가슴에 멍울을 드리운 날이다. 이날 멕시코 경찰 특공대는 마피아 소탕을 명목으로 의류업에 종사하는 한인 33명을 체포해 경찰서로 연행했다.
당시 마피아 두목으로 지목됐던 멕시코 한인회의 이광석 회장은 “관광객들까지 마피아로 지목돼 잡혀간 표적수사였다”면서 멕시코 사회에 드리워진 억울한 누명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전했다.
멕시코 4대 일간지중 하나인 레포르마 신문은 한인 전체를 마피아로 매도하는 편파 보도를 일삼았다.
이같은 시각에 대해 한인들은 일견 수긍하면서도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컴퓨터업에 종사하는 김상우(39)씨는 “멕시코가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하는 한인들이 적어요. 미국으로 들어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로 생각하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벌어도 사회환원을 잘 하지 않지요”라며 ‘돈만 빼먹는 한인’ 때문에 억울한 한인이 양산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의 젊은 한인들은 멕시코는 제2의 고향이라며 이곳에서 이민 역사를 계속 쓰겠다고 다짐한다.
경쟁이 치열한 미국과는 달리 멕시코는 50페소를 벌면 50페소에 맞게 살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멕시코 정부는 그동안 교통비, 또띠야, 우유, 닭고기 가격 등을 통제, 국민들의 먹고사는 걱정을 덜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멕시코의 봉제업은 저무는 미국의 봉제업과 달리 중국, 베트남 등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멕시코시티에서 두어 시간 동쪽에 위치한 푸에블라 지역의 봉제회사 ‘알멕스’의 한인 카를로스 오(40) 전무는 “저렴한 인건비, 미국과 수출입시 저렴한 운송료, 세금 혜택 등으로 동남아와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수 한인 식당및 봉제업 종사
멕시코시티 한인 1만여명… 98년 이후 급감
들쭉날쭉한 멕시코시티의 한인 인구는 1만여명에 달한다. 5,000∼6,000명 수준이었던 한인인구는 1998년을 기점으로 1만명을 훌쩍 뛰어넘어 한때 2만여명에 달하기도 했다.
이 당시 한인사회는 외견상 급성장 했지만 갑작스런 외부인의 유입으로 내홍을 치러야 했다. 계 파동이 속출해 한인회 산하에 정화위원회가 발족했지만 내분으로 곧 문을 닫아야 했다. 지금은 남미경제의 부흥으로 남미에서 이주한 한인중 상당수가 멕시코를 떠나 1만여명의 한인이 멕시코시티에 남아있다.
멕시코시티내 한인 밀집지는 소나로사. 멕시코시티 한인의 80% 이상이 살고 있는 이곳은 식당 등 60여개 한인업소가 몰려 있다.
“단결된 한인사회 건설”
한인 후손협회 다빗 김 회장
‘언어를 잃으면 국가를 잃는 것이다’는 격언이 뜨거운 핏줄을 가진 에네껜 3세 앞에서 무색해지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독립유공자 김익주 선생의 손자인 멕시코 한인 후손협회 다빗 김(57) 회장. 김 회장은 7일 세계한민족공동체 재단의 멕시코 지회 출범식에서 고국에 대한 회한과 뜨거운 연정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한 번도 조국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말로 57년 동안 묻어 둔 한을 꺼냈다. 하지만 그는 이민 100주년 행사를 준비하면서 고국의 도움을 받을 때 서러움과 울분은 빗물에 눈 녹 듯 다 사라졌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비록 언어가 통하지 않아 반가운 고국의 사람들과 눈 인사를 나누는데 만족했지만 “ 멕시코의 한인 2~3세와 함께 하나의 한인사회를 만드는 것이 소망”이라고 밝혔다.
멕시코 한인후손협회 다빗 김(오른쪽)회장과 딸 마리아 양.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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