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집안 일을 많이 하다보니 피곤한 몸을 쉴겸 우리 부부는 자주 외식을 한다. 사실 집에서 해먹으면 제일 깨끗하고 좋지만 이젠 식구도 줄고 나이를 먹어서인지 부엌일도 때론 신물이 난다.
깨끗한 주방에서 정성을 들인 내 집 같은 식당을 찾아보지만 별로 없다. 그래도 시의 위생검사에서 A를 받았다는 검사증이 붙은 한인업소를 간혹 보면 반갑다.
대부분의 한인식당에 들어가면 들어오라는 인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돈도 들지 않는 일인데 이왕이면 웃으면서 말하면 얼마나 서로 기분이 좋을까. 웨이트리스가 친절하면 팁을 잘 주고 싶은데 그렇지가 않으니 안타깝다. 무표정한 얼굴의 종업원. 반찬그릇을 탁탁 던지듯이 갖다 놓는 불손한 매너.
마음으로는 당장 일어나 나가버렸으면 했지만 불쾌함을 내색하지 않고 음식을 주문해서 먹고 나온 적도 많았다. “바빠서 그랬으리라, 피곤해서 저러리라.”며 이해하려 하지만 그들의 습관적인 불친절함을 알고 나면 다시는 그 식당에 가지 않는다.
우리 가족은 담백한 서양음식의 뷔페 식당에서 외식을 즐기기도 한다. 현관에 서서 문을 열어주며 인사를 하는 종업들을 보면 우린 행복해진다. 서로 웃음으로 인사를 하니 부드러운 피가
온 몸에 돈다. 금방 소독해서 나온 뜨거운 접시들을 보면 보이지 않는 주방의 위생도 짐작이 간다.
다행히 요즈음 우리는 한인이 운영하는 일식 부페의 단골이 되었다. 몇 해 전 불쾌한 종업원의 태도에 한동안 기분이 나빠 가지 않았었다. 그런데 새로운 매니저가 일하면서 식당의 분위기가 확 달라져 있었다.
카운터에서 전반적인 일을 보는 K 매니저의 환하게 웃는 얼굴부터가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는 우리에게 기쁨을 준다. 조금 있으면 서브담당 S여사가 우리 곁에 다가 와 오셨느냐고 다정하게 인사를 보낸다.
부지런히 홀을 왔다 갔다 하며 손님들이 혹시 불편 한 것이 없나를 체크하면서 일하는 한인들의 모습이 매우 자랑스럽다. 그래서 일년 열두 달 이 식당에는 손님들이 와글와글 모이는가 보다.
장사를 하는 한인들이 가끔 손님이 없다고 불황을 탓하며 짜증을 내지만 나는 믿고 싶지 않다. 양심적인 장사, 박리다매의 정신, 친절함, 내 가족이 먹는 음식처럼 정성을 부으면 손님들이 안 올 리가 없다.
직접 와서 먹어보고 친절한 주인과 종업원의 얼굴을 만나고 식당의 분위기를 느끼면 소문은 자연히 나기 마련인 것이다.
최미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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