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서 787기 20대 주문 따낸 정금식씨 술회
보잉 마케팅 디렉터…‘적진서의 개가’더 의미
보잉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중인 차세대 787 여객기(드림라이너)를 대한항공으로부터 한꺼번에 20대나 수주한 것(본보 12일자 보도)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배후에 자신의 명운을 걸고 뛴 한인 직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본인인 보잉의 정금식 아시안 마케팅 디렉터는 총 23억 달러 규모의 엄청난 이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지난해 절반 이상을 한국에 체류하며 협상 시작부터 계약 완료까지 노심초사했다고 털어놨다.
정 씨는 항공기 판매의 경우 일반적으로 마케팅, 세일즈, 계약 등 분야별 담당자 3명이 핵심으로 팀을 구성한다며 이중 마케팅 담당이 먼저 구매 항공사의 관계자들을 만나 기종의 성능과 경제성 등을 설득시킨다고 설명했다.
정 씨는 보잉에 근무한 26년 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안 국가의 항공사에 100여 대에 달하는 항공기 판매를 주도해 왔지만“에어버스 기종을 수십 대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 측을 설득시킨 이번 계약이 가장 힘들었고 의미 또한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계약성사가 “경쟁사인 에어버스의 앞마당에서 이루어졌으며 결과적으로 드림라이너기 200대 수주 목표를 달성시켰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고 덧붙였다.
정 씨는 연료를 20% 절감할 수 있는 787기의 장점이 제트 유가의 급상승과 타이밍이 맞아떨어졌다며 한국의 항공업계 수준이 상당히 높아져 787기의 제품 검증 및 보상, 수리비 절감, 조종사 및 보수 인력 훈련 등 요구 조건이 많이 까다로워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항공사의 보잉 항공기 대량 주문이 워싱턴주 경제에도 기여하게 된다는 사실을 주류사회에 주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씨는 특히 한국의 수출경향이 저가품에서 LCD, 컴퓨터, 셀룰러 폰 등 고가품으로 전환하면서 항공업계도 한국의 경쟁력 강화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항공기 구입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상대를 나와 잠시 한국은행에 근무한 후 오리건 대학(UO)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정 씨는 현재 보잉 마케팅부의 최고위직 한인이다.
앨런 물랄리 상용 항공기 부문 사장 집무실이 있는 렌튼의 보잉 빌딩에서 근무하는 정 씨는 입사 후 고객·기술·재정·구매·시장연구 등 각 분야를 두루 거친 경력도 있지만 아시아 지역의 화물기 수요를 분석 보고한 것이 아·태 지역 마케팅 디렉터로 승진된 결정적 요인 같다고 말했다.
정 씨는 아시아 지역 항공사에서 수주한 100여대의 보잉기 중 70%를 한국 항공사에서 받아냈으며 이중 대한항공에 판매한 비행기만 작년 777기 9대 및 747기 2대를 포함, 최소한 56대에 이른다.
오는 2007년부터 생산될 예정인 787기의‘착수고객(Launch Customers)’은 중국항공(China Air), 전일항공(ANA), 일본항공(JAL) 및 대한항공(KA) 등 4개 항공사이다.
‘착수고객’은 개발중인 항공기를 미리 주문함으로서 최종 생산결정에 힘을 실어준 항공사를 말한다.
/김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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