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하우스를 팔고 싱글 패밀리 하우스로 이사간 동네 친구(나이가 나보다 10년이 아래인)가 이사한 지 2년 반만에 점심에 초대해 줘 고맙게 생각하며 예쁜 케익 담는 유리그릇을 선물로 사들고 갔다. 케익을 안 담을 때는 과일을 담아놓아도 보기가 좋을 것 같고, 집도 큰 집이니 큰 그릇이 너무 튀어 보이지 않을 거란 생각 하에.
미리 와 있던 서너 명의 다른 친구들이 박스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모두들 한마디씩 했다. K가 케익 만드는 걸 참 좋아하는데... 과일 담아 놓아도 좋겠네요... 사야지 하면서도 아직 준비를 못했는데...
오랜만에 만난 이들과 두어 시간 가정 경제, 야채 가꾸기, 하우징 마켓에 이르기가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난 후, 코스코에 들린 다음 파킹장으로 향하다 점심을 같이 한 세 친구들을 다시 만났다. 돌아오는 차에서 그녀들이 코스코에 들어가면 내가 샀던 케익 그릇의 가격을 보게 되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그 그릇은 내가 쓰고 있는 것보다 아름다웠고 그 전에 주고받고 했던 세제나 양초보다 나은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볼일이 바빠 하루가 저물었다.
다음날 클래스에서 8시간을 보내고 집에 와 전화기를 켜니 “케익 그릇이 너무 커서 못쓰겠으니 갖고 가세요”라고 메시지가 남아 있었다. 다음날 오전에 들러서 코스코에 반품을 했다.
한국 나이로 하면 코앞에 나이 육십이다. 한국에서나 미국에서 이 나이까지 받은 선물도 많았고, 주는 게 더 복된 일이라고 가능한 베풀면서 살려고 노력했는데... 내가 줬던 선물들이 다 받는 이들에게 흡족한 것이었을까. 내가 받아온 선물들도 다 내가 쓸 수 있는 것이라서 감사합니다 하고 받았던 것은 아니었다.
마침 연말 할러데이 시즌이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선물을 주고받을까. 얼마나 많은 선물들이 상점들로 리턴이 될까. 글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되돌려 받은 선물로 인하여 마음이 아프게 될까. 내게는 첫 경험이나(적어도 친구간이라면) 다른 이들에게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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