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메이(장지이)가 메아리 게임 춤을 추고 있다.
(House of Flying Daggers)
액션·멜로 범벅…‘와호장룡’아류
중국 제5세대 감독 장이머의 첫 무술영화 ‘영웅’(Hero·11월30일 DVD 출시)에 이은 오락성 100%의 무술영화다. 그런데 장이머는 앙리가 감독한 ‘와호장룡’에 대해 콤플렉스가 있는 것 같다. 사실 ‘영웅’이나 ‘비상단검단’(한국명 ‘연인’)은 ‘와호장룡’의 아류에 지나지 않는다.
장이머는 기를 쓰고 모든 면에서 ‘와호장룡’을 능가해야겠다는 듯이 넘치는 액션에 과도한 멜로 드라마를 짬뽕, 재미는 있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소화불량에 걸린 기분. ‘이래도 안 좋아할래’하는 식으로 신파 액션극을 묽은 총천연색 물감에 적셔 관객의 얼굴에다 비벼대는 식이다. 그래서 감정적으로 가슴에 와 닿질 않는다.
당 말기인 9세기 중엽. 로빈 후드 도둑떼 같은 비상단검단 때문에 골치를 앓는 당국은 무술 실력이 뛰어난 두 젊은 포도청 관리 레오(앤디 라우)와 진(타케시 카네시로)에게 이들의 두목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진은 동네 기생집 연꽃정에 단검단원이 기생으로 위장하고 활동하고 있다는 첩보에 따라 고객으로 위장하고 술집을 찾는다.
그는 술집서 새로 온 접대부로 눈이 먼 미녀 메이(장지이)를 보고 한 눈에 반해 그녀를 겁탈하려 든다. 이때 나타난 레오에 의해 진은 체포된다. 그리고 손님이 된 레오는 메이에게 ‘메아리 게임’을 제의한다. 메이를 둘러싼 북들을 향해 레오가 콩을 던지면 메이는 춤을 추면서 긴 옷소매로 콩이 때린 북을 치는 이 장면은 아찔할 정도로 아름답고 날렵하며 맵시 있다. 뛰어난 시각 스타일리스트 장이머의 솜씨가 역연한 장면으로 이와 함께 후에 메이와 그녀를 쫓는 무장 포졸들간의 푸른 대나무 숲에서 벌어지는 액션발레 같은 결투장면은 이 영화의 압권.
진은 신분을 위장하고 레오에 의해 옥에 갇힌 메이를 빼내 단검단본부를 향해 산과 들과 강을 너머 도주한다. 뒤에서는 레오 일행이 이들을 쫓는데 그 와중에서 진과 메이간에 애정이 싹튼다. 액션보다 사랑을 강조한 3각 연애영화로 질투와 배신과 비밀 그리고 신원위장 및 사나이간의 우정과 의리 등이 뒤범벅이 된 염치없이 속살을 드러낸 멜로 드라마. 색깔과 의상과 촬영 및 예쁜 장지이가 눈부시다. PG-13. Sony Pictures Classics. 그로브, 시네라마돔, 센추리시티 AMC, 브리지(마리나 델레이), 샌타모니카 4, 사우스코스트 빌리지(코스트메사), AMC 블럭(오렌지), 플레이하우스(패사디나), 타운센터(엔시노), 위네트카 스테디엄(채스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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