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 본즈가 생애 통산 7번째 MVP를 수상했다. 남들은 생애 한 번 받기도 힘든 MVP를 7번씩이나 수상한 본즈는 ‘많이 걸어나가도 MVP를 주느냐’며 고개를 갸웃했다. 본즈의 MVP 수상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으나, 본즈는 지난 시즌 걸어나가도 너무 걸어나갔다. 도대체 상대할 기회를 찾지 못했다. 야구기자들은 본즈가 무려 232번씩이나 걸어나가고도 홈런을 45방이나 친 것에 동정표를 던졌다. 정상적인 타석이었다면 홈런 70방은 문제없었을 것이라는 계산때문이었다.
그러나 본즈는 232개의 볼넷을 얻었음에도 겨우 129개의 득점에 그쳤다. 출루가 곧 득점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본즈는 철저히 기다리는 작전으로 차곡히 볼넷 신기록을 쌓아갔으나 팀에 결정적으로 공헌하는 데는 실패했다. 혹자는 본즈가 개인 성적에 연연, 지나치게 스윙을 아끼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아닌게 아니라 본즈는 철저히 스윙을 아끼는 타격 자세으로 출루율을 높여 갔으며 아무리 위급한 상황에서도 헛스윙을 하는 법은 없었다.
좋은 공이 안타가 될 확률이 높다는 정석을 지켜나갔다. 그러나 본즈가 만약 고의 사구를 제외한 120개의 볼 넷에 방망이를 휘둘렀다면 최소 30개의 안타를 더 기록할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억지 가상이긴 하지만 본즈가 적극적으로 타격한다면 타점이 올라갈 것은 분명하다. 본즈는 내년에도 투수들의 기피현상에 시달릴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본즈가 살아남는 길은 나쁜 공도 칠 수 있는 타격을 개발하는 방법밖에 없다. 물론 본즈가 달라질 확률은 거의 없다. 나쁜 볼을 안타로 만들 수 있는 선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본즈는 볼 넷 문제에 직면해 있다.
한 시즌 73개 홈런을 쳐낸 슈퍼맨 본즈의 과제는 이제 볼넷 요리법을 찾는 것이다. 주자가 없을 때는 볼 넷을, 주자가 있을 때는 적극적인 타격으로 타점을 높여야한다. 이제 MVP 보다는 팀을 월드시리즈에 올려놓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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