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 월드 시리즈서 결정적 실책 레드삭스 버크너
28년간 역적취급·살해위협 등 부당대우 심경토론
“나는 용서받을 일이 없다”
보스턴 레드삭스 팬들에게 ‘밤비노 저주’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인물인 빌 버크너가 28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 레드삭스 우승에 대한 기쁨과 그동안 자신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던 팬들에 대한 섭섭함 등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버크너는 지난 1986년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레드삭스의 1루수로 출전, 연장 10회 뉴욕 메츠 무키 윌슨의 땅볼타구를 가랑이 사이로 빠뜨려 역전 결승점을 헌납하는 바람에 최고의 역적 취급을 받으며 심지어는 살해위협까지 받고 지금까지 28년 동안 고통속에 살아야 했던 인물. 버크너는 이날 인터뷰에서 레드삭스 우승은 자신에게도 큰 기쁨이라고 밝혔으나 그동안 자신을 고문한 팬들에게는 실망과 분노,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특히 월드시리즈 4차전이 끝나고 부시스테디엄에 나부낀 ‘우리는 버크너를 용서한다’는 문구의 배너에 대해서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버크너는 “지금 나를 용서한다는 것은 30년 동안 감옥살이를 시킨 후 ‘당신이 무죄라는 DNA 증거가 밝혀졌다’며 석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내가 무엇을 잘못했다고 그들로부터 용서를 받아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나와 내 가족은 오랜 세월동안 부당한 대우를 받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한 사람이 나타나 ‘당신 이제 용서받았어’라고 말하는데 대해 입맛이 씁쓸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버크너는 이번 레드삭스 우승과 자신을 관련지으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선을 분명히 그었다. 이번 우승은 올해 선수들의 몫이고 자신은 86년에 우승하지 못한 팀으로 남아 있다는 것. 이제 ‘용서’받았으니 주말 우승축하 퍼레이드에 올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없다”고 딱 잘라 거절하기도 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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