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란 <워싱턴 여류수필가협회>
오래 전 비행기 타기가 하늘의 별 따기 보다 어렵다고 생각하던 시절, 펜실베니아의 한 작은 마을에 캐더린 이란 여인이 살고 있었다. 그녀는 아이 키우기에 바쁜 생활에다 비싼 비행기 값 때문에 언제인가 마을을 떠나 여행을 하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러던 어느 결혼기념일 날 가까운 친구들이 만들어준 비행기표로 멕시코를 여행하게 되었다.
처음 떠나는 여행이라 그런지 그녀에겐 모든 것이 생소하고 신기하였으며 이런 다른 세상이 있다는 사실이 그녀를 무척 흥분시켰다. 많은 것을 구경했지만 가든에 특히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거리마다 줄을 서있는 아름다운 꽃들, 그리고 상점의 열대과일들이 그녀를 위해 퍼레이드를 하는 것 같았다. 마음 같아서는 모두를 집에 가지고 가고 싶었지만 그 중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투명한 보라색 꽃이 핀 선인장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래서 떠나는 날 호텔 가까이 있는 꽃집에서 그 꽃이 핀 선인장을 하나 샀다. 음식물이나 식물들이 세관에서 통과되지 않는다는데 어떻게 하나 걱정하다가 궁리 끝에 가져간 옷들로 여러 번 선인장을 싸서 몰래 미국으로 가져오게 되었다. 집에 가져온 후에 선인장은 또 다른 꽃을 하나 피우고, 그 아름다움에 그녀는 혼자 흐뭇해했다.
그런데 어느 날 물을 주는데 선인장이 순간적으로 흔들리는 것이었다. 다시 차근히 봐도 역시 흔들려 한 손으로 잡고 많은 작은 잎 사이로 들여다보는데 무언가 찌르는 듯 따끔한 느낌이 왔다. 그녀는 급히 남편을 부르며 “선인장에 거미가, 거미가...”하고 쓰러졌다고 한다. 다행히 병원이 가까워서 생명은 건졌지만 오래 동안 신경마비 증상으로 고생했다고 한다.
선인장에는 커다란 독거미가 둥글게 안을 파고 집을 지어서 살고 있었는데 작은 잎들 때문에 눈에 띄지 않다가 물을 주니 움직였던 것이다. 독한 화학약품을 써도 죽지 않아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고 한다. 만약 이 독거미가 미국 전역에 서서히 퍼져나갔다면 상상만 해도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얼마 전 신문에서 귀국 시 외국산 과일이나 채소를 가져오지 말라는 기사를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정도야 괜찮겠지 하고 생각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병균, 미생물, 전염병들이 곤충이나 동물, 식물, 음식 등에 묻어서, 또는 붙어서 오게되면 결국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도 해를 줄 수 있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가금 이런 말을 했었다. Law(법)의 의미는 Obey(복종)이며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으로 꼭 지켜야할 아주 중요한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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