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많은 종업원 부리기 곤란…”
젊은 업주들 ‘절레절레’
중년층의 취업 실패의 주요 원인은 나이 장벽과 제한된 영어구사 능력, 전문 기술 결여로 꼽히고 있다. 또 가속화되는 세대교체로 한인 사업주의 연령이 낮아지면서 “나이 많은 사람을 고용하면 일시키기가 껄끄럽다”는 한국 정서 또한 중년층 취업난의 원인으로 가세하고 있다.
경력 좋더라도 더 중요한 조건은 ‘나이’
여성의 경우 영어 못하면 취업 더 힘들어
“젊은이보다 잘 할 수 있는데…” 한숨만
세탁소를 운영하다 장사가 안돼 문을 닫은 서모(46)씨는 젊어서(20대) 일했던 다운타운 자바시장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으나 만만치 않은 상태다. “매니저급 정도는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전화를 걸어봐도 나이를 밝히고 나면 연락을 주겠다며 전화를 끊어버린다. 서씨는 “젊은이 못지 않게 일할 자신이 있는데 정말 답답하다”며 분개했다. “조금 더 찾다가 안되면 가드 라이선스를 취득해 경비원이 되던지 택시 운전이라도 해야 되지 않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업주들 나름대로 항변은 있다.
지난달 27일 일간지 광고란에 구인 광고를 낸 한 업주(31)는 “광고를 낼 때마다 마흔이 넘는 사람의 전화를 자주 받지만, 아무리 유경험자라고 해도 일을 시킬 업주보다 나이가 많은 종업원은 솔직히 부리기가 거북하다”며 이유를 털어놓았다. 경력보다는 응모자의 나이가 고용요건의 중요한 조건이란 것이다.
20대 후반의 또다른 한인 업주는 “마흔이 넘어 직장을 찾는 사람들은 영어구사 능력도 제한되고, 컴퓨터 다루는 능력도 20대만 못하다”며 “나이를 떠나 이런 사람들은 경쟁력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나이, 성별, 인종, 또는 편견 때문에 고용을 거부하는 것은 미국 노동법에 저촉되는 위법행위지만 법과는 거리가 먼 현실에 직장을 구하는 중년층의 어깨는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중장년층 중 여성의 경우는 사정이 더 어렵다. 영어구사 능력이 없는 한인 여성 중장년층이 취업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이 현실이다.
한인타운 연장자센터의 박창형 소장은 “나이든 여성들이 구할 수 있는 직업은 마켓 반찬부에서 막일을 하거나 다른 한인 가정에 입주 가정부로 들어가는 것밖에 없다”며 “이마저도 찾기가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 대학 출신인 한인여성 신모(46)씨는 남편의 벌이가 신통치 않아 구직전선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직업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한인 은행에 원서를 내 서류전형은 몇 번 통과했는데 면접장에 나서는 생기 발랄한 젊은 아가씨들 때문인지 합격 통지를 아직 받지 못했다. 식당 웨이트레스 직에도 응모했지만 거절당했다. 신씨는 “나이가 문제 아니겠느냐” 한숨만 내쉬었다.
<김경원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