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영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지도 모를 거북선이 고서화<본보 8월17일자 A1면>를 통해 현실 세계에 모습을 보인 것은 윤원영(롱아일랜드 거주) 서진무역 사장의 한국 역사 유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동기가 됐다.
윤 사장은 약 4년전 우연한 기회에 메릴랜드에 거주하는 미국인 엘리자벳 마우리 여사가 중요한 한국 유물을 보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마우리 여사를 만났다. 그러나 마우리 여사는 고서화를 팔려고 하지 않아 설득에 설득을 거듭한 끝에 3년만인 지난해 1월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윤 사장은 그간 이 고서화를 조지아 대학 연구소와 국내외 전문가들의 감정을 통해 진본이라는 판단이 서자 뉴욕한국일보를 통해 전격 공개한 것이다.마우리 여사는 옛 평양 숭실학교 교장을 지낸 데이빗 마우리씨의 손주 며느리로 한국 태생의 남편 데이빗 마우리 3세와 젊은 시절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여러 점의 한국 및 일본 고미술품을 수집한 소장가.
윤 사장이 구입 당시 마우리 여사와 나눈 대화 녹음 테이프에 따르면 이 그림이 최초로 발견된 때와 장소는 1867년 일본 교토 인근 니이가타 현의 나가오카라는 성이다. 당시 일본의 메이지 천황 정부와 막부간의 권력다툼에서 천황정부가 승리하자 당시 풍습대로 항복의 표시로 다이묘(일본의 지방영주)는 성벽을 일부 허물고 천황을 맞이했으며 그 성벽을 허물 때 그림이 나왔다.
’메이지 천황이 교토의 쇼군 거처이자 막부의 상징이었던 니조성으로 행차했다’는 기록은 도널드 킨이 저술한 ‘메이지 천황’(다락원, 김우동 옮김)의 213쪽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마우리 여사에 따르면 발견시 같은 크기와 종류의 그림이 한 장 더 있었으나 훼손이 너무 심해 복원이 불가능했으며 현재 그림은 두 폭의 가리개 형식으로 표구돼 상당부분 수채물감으로 덧칠한 상태다.
마우리 여사는 남편과 1970년 미국으로 반입해 오기 위해 일본골동품반출협회로부터 반출 승인절차를 받았으며 그 후 33년간 메릴랜드주 세인트 마이클 타운의 자택에 보관해왔다.하지만 마우리 여사는 이 그림이 조선에서 일본으로 건너오기까지의 경위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
윤원영 사장은 마우리 여사로부터 거북선 그림을 구입하기 위해 3년이 넘는 설득 기간이 필요했다며 여사는 거북선 그림이 한국의 역사를 제대로 규명하는 데 사용되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김노열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