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헙스트 극장, 전통 문화 엿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문화는 각 나라의 자존심이다. 문화에 대한 뚜렷한 주체의식 없이 민족애 운운은 우스운 일이다. 독일은 철학과 음악 등… 세계에 내세울 수 있는 문화적 뒷받침이 있었기에 2차 대전 패망을 딛고 강대국으로 다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에 저항하던 체코, 러시아에 저항하던 핀란드등도 음악과 문학 등 문화 저항운동을 통해 민족의식을 고취, 독립을 쟁취한 바 있다.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등은 체코, 핀란드 뿐 아니라 전세계인의 가슴속에 자주 독립정신의 불을 당긴 유명한 음악들이다.
조선 말기에 성행했던 우리나라의 판소리는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우리민족만의 유산이었다. 판소리를 사랑했던 대원군등은 외세의 야수같은 침략의 손길 속에서도 꿋꿋이 민족적 자긍심을 가지고 외세와 저항할 수 있었다. 판소리 등 우리민족의 우수한 문화에 대한 이해, 그 바탕이 없이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우리의 전통음악들은 일제 강점기와 함께 점차 쇠퇴하고 말았지만 독립과 더불어 우리 민족의 독특한 문화를 서구에 뽐낼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판소리는 고수의 장단에 맞추어 소리꾼이 창을 섞어가며 이야기하는 것을 말한다. 조선 중기 혹은 판놀음이 성행했던 신라시대 때 부터 발생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판소리는 느린 진양조, 중모리, 빠른 중중모리, 휘모리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조선 순조 때부터 크게 발전, 동편제(전라도 동북지역), 서편제(전라도 서남지역), 중고제(경기도·충청도) 등으로 형성되었다.
판소리의 대표적인 작품은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흥보가, 적벽가, 배비장타령, 변강쇠타령, 장끼타령, 옹고집타령, 무숙이타령, 강릉매화타령, 가짜신선타령 등 열두 마당이며, 모두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우리의 전통 문화가 서구 속에 크게 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일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국은 예로부터 한을 토해내는 우리의 독창적인 노래를 발전, 서구와 견주어 결코 뒤지 않는 독특한 민족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왔다. 이번 윤봉길 의사 기념 사업회가 주최하는(본보 주관) 창극 ‘윤봉길 의사 청년시대는 우리의 가락을 직접 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일제와 저항하여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리며 독립쟁취를 위해 투쟁한 윤봉길 의사의 숭고한 정신을 창극으로 담아 표현하는 이번 공연은 판소리와 전통가락이 융화되어 이제 까지 볼 수 없었던 독특한 형식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창극 ‘윤봉길 의사 청년시대’는 작년 4월 국립극장에서 무대에 올려져 절찬리 공연된 바 있으며 이번 해외 공연을 통해 연출·무대 등을 더욱 새롭게 펼치게 된다.
이번 창극에서도 역시 판소리가락을 바탕으로 진양조, 자진모리, 엇모리 등 전통가락을 엿 볼 수 있으며 수성반주와 함께 박범훈 작곡의 국악이 극의 입체감을 높일 예정이다.
창극은 총 2막 9장으로 약 1시간 반 가량 공연되며 입장권은 본보 사업부(510-444-0220)로 문의하면 된다.
▲ 창극 ‘윤봉길 의사 청년시대’공연 일시 : 7월27일(화, 저녁 7시) ▲장소 : 샌프란시스코 헙스트 극장(401 Van Ness 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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