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천 이용 ‘층계 Ⅳ’전시

‘카파’ 미술 공모전 입상한 설치 미술가
6개월간 프리어 색클러 갤러리서

한인미술 후원재단인 ‘카파’(KAFA)에서 실시한 미술 공모전에서 입상한바 있는 설치미술가 서도호(42, 사진)씨가 미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초청으로 6개월간 프리어 색클러 갤러리에서 작품을 전시한다.
한인으로서는 백남준씨에 이어 두 번째로 스미소니언에 초청된 서씨는 지난 17일부터 작품 ‘층계 Ⅳ’를 전시하고 있다. 삶의 흔적이 배어있는 공간들을 천으로 재구성하는 서씨의 연작 중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작품인 ‘층계 Ⅳ’는 붉고 투명한 천을 재료로 뉴욕의 지하 아파트에서 지상으로 뻗은 층계와 천장을 표현하고 있다.
일일이 치수를 재서 1:1 크기로 옮겨 놓은 거대한 그의 작품은 관객의 시야를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서울대 동양화과 졸업 후 지난 83년 예일대 미대에서 조소를 전공한 서씨는 2001년 베니스 비엔날레, 2003년 이스탄불 비엔날레 등을 통해 주목을 받았고, 30대에 미국으로 건너가 이민자로서 정체성과 사람들이 지닌 물리적이고 정신적인 공간에 대한 고찰을 ‘층계’라는 작품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서씨는 동양화가 서세옥(75) 화백의 장남으로, 대를 이어 동양화를 전공했으나 아버지의 그늘에 갇히게 될까봐 유학을 떠나 10년만에 세계적인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