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을목사(오클랜드 정훈교회 담임)
개구리 마을에 유명한 가수를 배출시키는 음악학교가 있었다. 그 음악학교는 비가 오는 날이면 선생님과 학생들이 예쁘게 옷을 차려 입고 논두렁 무대에서 저 마다 고운 목소리를 뽐내며 열심히 노래를 불렀다. 그런데 그 중에서 유난히 다른 음색과 다른 기법으로 노래를 부르는 한 개구리 학생이 있었다. 그 개구리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개구리 화성법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이 제멋대로 이었다.
그래서 음악학교에선 별 장래성이 없는 이단자 개구리로 취급했다. 그러나 그 개구리에게는 음악학교에서 가르치는 음악이론과 실제는 단조롭고 획일적이어서 자기만의 창의적인 음악 기법을 연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개구리 마을의 음악 실력은 앞서간 선배들의 가수들이 절대 표준이었고, 그 음악을 따르지 않는 모든 종류의 음악을 배척했었다. 어느 날 이웃마을에서 개구리 음악 콩쿠르가 열린다는 소문은 이 마을의 가수 지망생들에게 커다란 희망과 기쁨을 주었다. 왜냐하면 이 콩쿠르에서 상을 받기 만 한다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 여름에 열리는 음악콩쿠르에는 개구리나라 대통령과 유명인사들이 참관하는 개구리 나라의 큰 행사였다. 참가 개구리들이 음악학교에서 배우고 익힌 노래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했고, 왕따 개구리도 남몰래 열심히 준비한 자기만의 노래를 많은 청중 앞에서 열심히 불렀다. 모든 참가자들의 노래가 끝나고 심사발표만이 남았다. 사회자 개구리가 무대위로 올라오는 순간 너무나 흥분해 있는 관객개구리들의 개골개골 소리가 마치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파도와 같았다. 3등……. 2등……. 그리고 마지막 1등이 발표되었다. 1등은 다름 아닌 왕따 개구리였다. 새로운 시대에는 지금까지 계속되어온 판에 박히고 구태의연한 음악은 더 이상 발전이 될 수 없다는 심사위원 개구리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였다.
새로운 음악이 도입되지 않으면 개구리나라의 음악은 후퇴하고 결국에는 대중들의 지지로부터 멀어질 것은 뻔하기 때문이었다. 개구리나라에서의 음악은 사치스런 감정을 유발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정신적인 지평을 넓게, 그리고 깊게 열어주는 마치 종교와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항상 이단시비로 시끌 거리며 왕따 당한 개구리는 1등 상을 받고 난 다음부터 개구리나라의 음악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국민적인 영웅이 되었다.
인간의 역사도 이와 같다. 도인 정치를 꿈꾸던 정도전, 실학 사상의 이상을 이루려던 정약용, 그리고 서태지의 음악도 그러했다. 항상 그렇듯이 그들은 이단자라는 낙인을 앉고 살아야 하는 고독한 몽상가들이었다. 14세기에 영국의 신학자 후츠는 이단이라는 교회로부터 정죄와 파문 속에서 죽임을 당했다. 그러나 그의 죽음 이후 100년, 그의 뒤를 이은 신학자들의 목소리는 후츠를 이단이라 정죄에서 해방을 시켰다. 이단시비는 역사라는 시간과 인간의 정신적 그릇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 같다. 어제의 이단이 오늘의 진리가 되는지 누가 알겠는가!
예수는 함부로 남을 비판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그 비판으로 자기가 비판을 받기 때문이다. 유한한 인간의 지혜와 생각은 시간과 공간에 갇혀있다는 사실만 안다면 쉽게 남을 비판하지 않을 것이다. 하나님만이 하시는 일을 우린 너무도 쉽게 그리고 철저히 자기와 다른 사람들을 상처 주는데 익숙하지 않은가!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항상 소외와 고난이 그들의 친구였듯이, 유대교로부터 소외되고 버림받은 이단자 예수는 십자가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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