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화.맞선 옛말...열에 한두쌍꼴
▶ 모국 이성과 온라인으로 맺어져
모국의 이성(異性)과 인터넷을 통해 연결돼 결혼까지 골인하는 신풍속도가 워싱턴의 한인 1.5세나 2세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결혼정보회사들에 따르면 인터넷에서의 배우자 찾기는 3-4년전부터 시작돼 최근에는 결혼하는 커플 10명중 1-2명꼴로 늘었다.
이들의 대부분은 인터넷 대화방이나 취미클럽을 통해 만나 여성이 미국으로 시집오는 케이스.
훼어팩스에 사는 이모씨(35)는 2년전 채팅을 통해 노총각 딱지를 뗀 케이스. 이씨는 인터넷 취미클럽을 통해 만난 서울의 한 20대 후반의 여성과 6개월간 사이버 교제를 나누다 결혼에 성공했다.
락빌의 김모씨(31)도 모 인터넷 카페를 통해 경기도의 한 여성과 만나 지난해 웨딩마치를 올렸다.
김씨는 “처음에는 심심풀이로 사이트에 들어갔다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며 “몇개월간 채팅과 이메일로 서로 이야기를 하다보니 마음이 통해 청혼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만남과 달리 모국의 친지나 친구의 소개로 알게된 후 인터넷으로 사귀다 결혼하는 유형도 많은 편이다.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던 김모씨(29, 여)는 친구로부터 미국에 산다는 지금의 남편을 소개받은 후 역시 채팅과 이메일을 통해 사랑을 가꾸다 워싱턴행 비행기에 오른 사례.
이처럼 동포 젊은이들에 인터넷을 이용한 결혼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이민사회에서 적당한 한인 배우자감을 만나기 힘들다는 현실적 이유가 우선 꼽힌다. 또 소극적이거나 내성적인 사람도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사이버상 만남의 매력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와함께 모국의 결혼 적령기 여성들에 일고 있는 미국 붐도 한몫한다.
웨딩그룹 까마의 박선영 대표는 “이제 동포사회에서도 전화로 사랑을 나누거나 한국을 방문해 다방에서 커피잔을 놓고 탐색전을 벌이던 맞선시대는 갔다”며 “동포 2세들이 한국의 신세대 여성들 사이에 배우자로서 인기가 높은 점도 인터넷상에서 서로 맺어지는 비율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다음이나 네이버 같은 포털 사이트에서는 청춘남녀들을 맺어주는 여러 인터넷 카페를 운영중이며 야후, 심마니, 하이텔, MSN 등에서도 다양한 채팅 사이트를 운영중이다.
그러나 사이버상의 연애를 통한 결혼이 항상 만족스런 결과를 낳는 건 아니다. 상호 성장한 환경과 성격의 차이, 모국에서의 기대와 다른 현실을 극복하지 못하고 갈등을 빚는 부부들도 더러 있다.
사업을 한다는 동포 1.5세와 채팅을 하다 결혼에 골인했다는 한 20대 여성(스프링필드 거주)은 “막상 이곳에 와보니 비즈니스란 게 부부가 하루종일 일해야 하는 작은 가게였다”며“아는 사람도 별로 없어 외로운데다 고국에서 생각하던 것과 차이가 너무 많아 부부싸움이 잦은 편”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중매시대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른들에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겠지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시대상”이라며 “다만 서로 얼굴을 보지못한 채 이뤄지는 교제인 만큼 자녀들이 신중한 판단을 할 수 있게끔 도우라”고 조언한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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