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명 직원 마음읽는‘해결사’
“우리 마음이 편해야 게스트를 대할 때 미소가 절로 난다”는 김씨는 직원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노사간 분쟁을 조정하면서 어떻게 하면 만족지수를 높일까 연구한다. 370명이나 되는 직원들 이름을 다 외우는 건 기본이다. 하루 일과의 40%는 고민상담을 빙자한 수다로 소일한다. 시간 있을 때마다 하릴없이 로비며 호텔 안을 쏘다니고, 웃고, 말 붙인다. 김씨가 사무실에 틀어박혀 너무 바빠 보이면 직원들이 방문을 꺼린다는 설명이다.
이 직책의 철칙은 중립성이다. 직원 370명을 똑같이 대해야 신뢰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녀는 “누구와 특별히 친해 보이면 다른 직원들이 자기 얘기를 안 하려든다”며 자신을 “호텔 안의 스위스”에 비유한다.
직원들을 속속들이 아는 역할이다 보니 신입 직원채용도 맡는다. 매주 2번, 30∼40명씩 밀려오는 입사희망자들의 1차 인터뷰다. 그들로선 합·불합격을 결정짓는 1차 관문인 셈인데 “보는 눈 하나는 정확하다”고 김씨는 자부한다.
그녀가 꼽는 호텔리어의 조건은 뭘까. 상식과 외향적 성격이다. 다양한 인간 군상을 대하는 호텔리어는 상황 판단이 빠르고, 손님과의 교감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설명이다. 부수적으로는 표정이다. 김씨는 “환한 미소는 타고난 거지 가르쳐서 되는 게 아니다”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김씨의 명함엔 ‘캐스팅 디렉터’라고 찍혀있다. 리크루팅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할리웃 테마’라는 답변. 이 호텔 직원들은 투숙객들도 ‘명사’(celebrity)라고 부른다고 한다. 할리웃다운 발상이다.
그녀는 “다른 일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이 일을 사랑한다고 했다. 이유는 흥미진진해서다. 사람들과 교감하고, 문제 해결하며 돕는 게 딱 적성이라고 한다.
여성으로서 좋은 직업인지 물었다. “하루 10시간씩 일하고, 퇴근 후에도 머리가 복잡해 쉽진 않지만 이 일을 즐기는 ‘엄마 직원’도 많다”는 대답이다.
95년 네바다 라스베가스 대학(UNLV) 호텔 매니지먼트과를 졸업한 뒤 휴먼&리소스 부서만 벌써 7년째지만 앞으로도 “늘”(always)이라고 잘라 말하는 그녀는 천상 호텔리어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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