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는 말이 있다.
엉뚱한 사람에게 분풀이하는 행위를 이르는 말인데, 대개 본인이 뺨 맞을 짓을 한 경우가 많다. 자기가 옳으면 때린 사람에게 정당하게 맞설 수 있기 때문이다.
본보 1일자 2면에‘총영사 방문 없어 섭섭’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김재국 총영사가 부임 이후 4개월이 지나도록 스포켄 한인사회를 공식 방문하지 않아 현지 한인들이 서운해한다는 내용으로, 본보의 스포켄 한인사회 특집 르뽀 중 일부이다.
그 신문이 인쇄돼 나간지 3시간도 안돼서 스포켄에서 모씨가 그 기사를 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나는 아직 신문도 못 봤는데 도대체 뭐라고 썼길래 총영사관이 저렇게 난리냐. 내 입장이 매우 난처하니 해명 좀 해달라”는 것이었다.
스포켄 한인사회의 유지인 그는 김 총영사를 만나본 몇 안 되는 현지 인사중 한 명이다. 얼마전 김 총영사가 사사로운 일로 공식예고 없이 스포켄에 갔을 때 스스로 찾아가 환영하고 인사를 나눴다. 당시 김 총영사는 공식행사를 전혀 갖지 않고 귀임 했다. 신문에도 보도되지 않아 대부분의 스포켄 한인들은 총영사가 다녀간 것을 몰랐다.
총영사관 측은 그 유지에게‘비공식적이긴 하지만’김 총영사가 스포켄에 갔고 거기서 한인사회 인사들을 만난 것이 사실인데, 다른 사람들이 기자에게 말할 때 가만히 듣고만 있었냐고 다그친 모양이다.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기이다.
외교관들은‘공식’과‘비공식’을 칼같이 구분하는 것을 덕목으로 삼는다고 들었다. 비공식방문을 공식방문인 양 호도하려는 듯한 태도가 우습고, 특히 당사자를 욱박질러 겁먹게 했던 과거 한국 관료들의 권위주의 작태를 미국에서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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