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켜 스케이트 신동에서 평범한 가정주부로... 그리고 19년 만에 다시 신은 스케이트.
지난 2000년 아들 저스틴(8)에게 아이스하키를 가르치기 위해 동네 스케이트장을 찾은 전혜라(38·토랜스)씨는 그녀의 실력을 알아본 코치의 권유로 다시 은반 위에 섰고, 지난 4월9일 미시간주에서 열린 전미 피겨스케이트 선수권 대회 성인부에서 마침내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전씨는 “취미생활은 고된 이민생활에 활력과 큰 만족을 준다. 심지어 부부싸움을 한 뒤에도 스케이트를 한번 타면 모든 걸 잊을 수 있다”며 스케이트와 뗄 수 없는 자신의 삶을 이야기했다.
지난 1975년 10세 때 동대문 스케이트장에서 스케이트를 처음 탄 그녀는 1976년부터 1980년까지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에서 5연패를 달성하며 미국으로 피겨스케이트 유학을 왔다. 그러나 올림픽 우승을 위해 미시간주 외딴 동네에서 열심히 땀 흘렸던 그녀는 훈련 중 불의의 부상을 당해 꿈을 접었다.
이후 미국에 정착해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했고 직장생활을 거쳐 결혼 후 자녀를 낳을 때까지 19년 동안 스케이트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아들이 커 갈수록 아들에게도 스케이트에 대한 자질이 있는지 궁금했고, 다시 스케이트장을 찾게됐다.
3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엄마를 꼭 빼 닮은 아들 저스틴은 지역 베이 하버 아이스하키팀에서 선수로 활약하며 팀을 가주 챔피언에 올려놨다. 전씨는 토랜스의 한 스케이트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자신이 못 다 이룬 꿈을 전해주고 있다.
전씨는 “대회장에서 지난 1980년 나를 가르쳤던 게리 클락을 23년 만에 다시 만났는데 여전히 코치생활을 하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에게 동기를 제공하기 위해 전국대회에 참가했는데 오히려 내가 큰 감동을 받았다”며 “다리에 힘이 빠져 스케이트를 못 탈 때까지 대회에 참가하고 아이들을 가르쳐야겠다”고 말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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