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리건·워싱턴 등 서북미 기아율 전국최고 수준
특히, 농촌지역 주민들 일거리 없어 생계 막막
경기침체로 인한 대량실업사태의 여파로 굶주림에 직면한 주민들이 워싱턴주와 오리건주를 비롯한 서북미 지역에 크게 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연방농무부 발표에 따르면 오리건주는 기아율 5.8%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고 워싱턴·유타·아이다호·뉴멕시코·몬태나 등 주로 서북부의 다른 주들이 그 뒤를 이었다.
데니스 브래덕 주 사회보건부 장관은 이 같은 통계에 다소 의문을 제기했지만“문제가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메이슨 카운티의 소도시 매트락에 사는 한 주민은 음식을 푸드 뱅크에 의존하고 있다며“단순한 불황이 아니라 대공황을 맞고 있는 것 같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그는 이웃 주민들도 상당수가 푸드 뱅크의 무료급식으로 식사를 해결할 정도로 지역전체가 경제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기아문제가 더 이상 강 건너 불이 아니라며 뉴멕시코주에서 워싱턴주에 이르는 서부지역에 걸쳐 거대한‘기아 띠(hunger belt)’가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높은 실업률과 함께 고 물가, 급격한 인구증가, 농촌 격리현상 등으로 인해 소득이 없어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트락의 푸드 뱅크 관계자는 반듯한 직장이 없어 맥도널드 등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주민이 늘고 있다며“그 수입으로는 생활비가 턱없이 모자라 푸드 뱅크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주와 오리건주는 얼마 전까지도 90년대 후반 절정을 이룬 경제 붐에 힘입어 성장과 번영을 누리는 지역으로 타 주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하이텍을 중심으로한 호황이 시애틀과 포틀랜드 등 대도시에 국한돼 대부분의 농촌지역은 농업·임업·어업·광업 등 1차 산업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버섯, 사과 등을 수확하며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철새 노동자들은 일거리가 없는 겨울철에는 기아선상에 놓이게된다.
그런데도 이들은 정부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푸드 스탬프 수혜 대상자의 57%는 이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자들은 푸드 스탬프를 사용하면 나중에 웰페어 지급이 줄어드는 것으로 오해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주정부는 예산부족으로 이에 대한 홍보조차 제대로 못하는 형편이고 자선단체들 역시 불황의 여파로 기부금품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 극빈자들의 기아문제가 쉽게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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